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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주환원, 주가 띄우는 촉매 아닌 ‘안전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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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주환원, 주가 띄우는 촉매 아닌 ‘안전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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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필 글로벌이코노믹 증권부 기자
주가가 흔들릴 때마다 기업이 꺼내 드는 자사주 매입 공시는 시장에서 즉각적인 환호를 받는다. 이제 한국 증시에서 '주주환원'은 상장사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성의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주주들의 적극적인 목소리가 맞물린 결과이기도 하다.

주주환원은 특히 대외 악재 등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들이 자사주 매입을 비롯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카드를 제시하면서 개별 주가는 물론 증시 전반의 하방을 지지하는 효과를 거뒀다.

다만 우려스러운 대목도 있다. 최근 시장을 들여다보면 많은 상장사들이 주주들로부터 배당 확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현금배당 확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만능열쇠처럼 여겨지는 듯한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주환원의 진짜 역할은 주가의 하단, 즉 바닥을 지지하는 ‘안전벨트’라고 입을 모은다. 많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주가 상승의 근본 원동력은 ‘중장기적 성장성’이다.
최근 엔비디아가 보여준 어닝 서프라이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27일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를 8.74% 밀어 올린 것은 높은 배당률이나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아닌 미래 성장성에 대한 ‘약속’이었다.

이날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와 함께 내년 매출 성장률을 최소 70% 이상으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44.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독점적인 기술 격차와 이에 따른 폭발적인 실적 성장에 대한 확신이 주가를 끌어올린 셈이다.

결국 주주환원은 투자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 증시 체력을 뒷받침하려면 주주들도 주주환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기업의 성장성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증시 전문가들도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하단을 확인한 것은 긍정적이나 상단 방해 요인을 뚫고 주가가 돌파하려면 결국 실적과 확실한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R&D와 CAPEX 투자를 줄여 만든 배당은 당장은 '쏠쏠'할지 몰라도 결국 기업의 지속가능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본격 하반기 시즌이 열린 지금, 시장이 진정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기업의 곳간을 털어 만든 단기 배당금이 아닌 곳간을 다시 풍성하게 채울 미래 성장의 로드맵일 것이다.


서재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bce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