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결함 지우고 표적 선별… 범죄 조직 은퇴 자금 정조준
- 공식 신고율 5% 미만… 72시간 골든타임 대응과 10일 이체 유예 도입
- 한국 금융권도 지능형 피싱 노출… FDS 전면 개편과 생체인증 시험대
- 공식 신고율 5% 미만… 72시간 골든타임 대응과 10일 이체 유예 도입
- 한국 금융권도 지능형 피싱 노출… FDS 전면 개편과 생체인증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25년 접수한 사기 신고 가운데 인공지능(AI) 개입 피해액이 8억 9300만 달러(약 1조 2143억 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배런스(Barron's)는 9월 2일(현지시각) 범죄 조직이 음성 복제 기술로 무장해 대규모 은퇴 자금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경을 넘는 AI 사기가 늘어나면서 한국 금융보안 가치사슬과 시중은행의 실시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구축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AI가 지운 사기의 허점과 정밀화
인공지능 도구의 확산이 금융 사기 생태계의 작동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 범죄 조직은 다크웹에 유출된 개인정보와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결합해 표적을 자동으로 선별한다. 과거 금융 사기를 식별하던 단서였던 전자우편 문법 오류, 어색한 통화 억양, 영상 통화 거부 등은 생성형 AI 기술 발전과 함께 사실상 사라졌다.
AARP의 캐시 스토크스 사기 예방 프로그램 선임 디렉터는 "사기 범죄자에게 산업혁명이 일어난 것과 같다"고 진단했다. 정교해진 AI 도구가 피해자의 심리적 방어벽을 손쉽게 무너뜨리고 있다.
8억 달러 피해와 10일 송금 유예
실제 피해 사례는 노년층의 은퇴 자산 손실이 얼마나 정밀하게 진행되는지 보여준다. 63세 여성 파멜라는 온라인 교제 사기범에게 4개월 동안 15만 달러(약 2억 397만 원)를 송금했다. 당국이 회수한 돈은 3만 5000달러(약 4759만 원)에 그쳤다.
은퇴 컨설턴트 메리 엘런 스트레인지(77)는 2024년 여름 7주 동안 39만 8000달러(약 5억 4120만 원)를 잃었다. 데보라 델 마스트로는 딸의 음성을 복제한 협박 전화에 속아 6000달러(약 816만 원)를 빼앗겼다.
피해 규모는 공식 통계를 크게 웃돈다.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사기 사건 가운데 공공기관에 정식 접수되는 비율은 5% 미만이다. 신고 사례만 집계한 FTC 통계에서도 60세 이상 피해액은 2020년 6억 달러(약 8159억 원)에서 2024년 24억 달러(약 3조 2635억 원)로 4배 늘었다.
금융 당국과 의회도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는 사기 의심 거래 발생 시 자금 이체를 최장 10영업일 동안 보류하는 규정을 제안했다. 자금 회수 성패는 통상 송금 후 72시간 이내 대응에 갈린다. 미국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는 금융사와 협력해 자금 반환이나 동결을 시도하는 전담팀을 가동 중이다. 미국 의회 역시 초당파 법안을 발의해 국가 전략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금융 보안망과 다중 인증 시험대
미국에서 확인된 생성형 AI 사기 수법은 한국 금융권과 보안 업계에도 직접적인 파급을 미친다. 한국은 비대면 금융 거래 비중이 높아 모바일 뱅킹과 오픈뱅킹을 겨냥한 지능형 피싱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다.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신분증 위조와 딥페이크 음성을 실시간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보안 인프라 강화 흐름은 한국 생체인증과 보안 솔루션 업계의 기술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 금융 당국이 비대면 본인 확인 절차에 다중 생체인증 적용을 강화하면 라온시큐어 등 보안 전문 기업의 인증 솔루션 채택이 확대될 경로가 열린다.
반면 AI 기반 탐지 시스템의 오탐률이 상승해 정상 결제 차단이나 송금 지연 민원이 누적될 경우, 금융권의 엄격한 거래 제한 조치가 완화되거나 제도 도입 일정이 늦춰질 위험도 상존한다.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는 정밀 탐지 기술과 지연 이체 규정이 금융 시장에 안착하는 속도다. 범죄 조직의 AI 활용 속도를 규제와 보안 기술이 따라잡지 못하면 금융 소비자의 자산 방어선은 계속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 의회의 초당파 법안 통과 여부와 한국 금융 당국의 고도화 가이드라인 발표 시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