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가 95% 상승… 수입 단가 126달러에 18달러 웃돈 발생
지중해 우회와 수송비 급등… VLCC 환적에 운임 10배 뛰며 운항 50일 돌파
한국 정유업계와 원가 부담… 중동 원유 의존도 70% 속 정제마진 압박
지중해 우회와 수송비 급등… VLCC 환적에 운임 10배 뛰며 운항 50일 돌파
한국 정유업계와 원가 부담… 중동 원유 의존도 70% 속 정제마진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의 7월 일본 수입 단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우회 수송 여파로 2월 대비 95% 치솟았다.
닛케이는 5일 운임과 선박 전쟁보험료가 10배 가까이 뛰면서 사우디산 가격이 수송 거리가 먼 미국산을 웃돌았다고 전했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70%를 상회하는 한국 정유업계 역시 도입 단가 상승과 수송 기간 장기화에 따른 원가 압박을 마주하고 있다.
사우디 원유가 95% 상승
중동의 무력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원유를 우회 수송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일본 무역통계에 따르면 7월 사우디산 원유의 수입 단가는 1킬로리터당 12만 9488엔에 달했다. 월간 평균 환율을 대입해 환산하면 배럴당 약 126달러로, 분쟁 이전인 2월과 비교해 95% 상승했다. 사우디가 공급하는 대표 유종의 5~6월 일본행 공식 판매가격 평균이 배럴당 108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도입가와의 차액인 18달러가 우회 수송에 따른 추가 비용으로 얹어진 결과다.
해상 운임과 선박 전쟁보험료의 가파른 상승세가 비용 가중의 주원인이다.
올해 1~3월 배럴당 2달러 안팎에 머물던 추가 수송 부대비용은 10배 수준인 18달러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사우디산 원유 수입 가격은 같은 중동권인 아랍에미리트산(106달러)은 물론, 태평양을 건너오는 지리 한계를 안은 미국산 원유(113달러)마저 훌쩍 넘어섰다.
지중해 우회와 수송비 급등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수에즈 운하를 직접 통과하지 못하는 구조 제약이 물류비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유럽 조사기관 케플러의 무유 슈 선임 원유 분석가는 "연료 소비량과 환적 부대비용을 계산에 넣으면 운송비는 통상 대비 4배 가까이 뛴다"고 설명했다.
케플러 집계 결과 지난 8월 시디케리르 항에서 일본으로 향한 원유는 4척, 총 830만 배럴에 달했다. 과거 통상 경로가 아니었던 3~4월 수송량 170만 배럴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물동량이 크게 확대됐다.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가는 선박도 늘면서 극동까지의 편도 항해 일수는 50일을 돌파했다. 통상 바벨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던 시절과 비교해 운항 기간이 두 배로 늘어나며 용선료 부담이 커졌다. 일본우선의 다케다 류스케 탱커그룹장은 "교역 구조 변화가 해상 운임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한국 정유업계와 원가 부담
원유 도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 역시 수송로 마비에 따른 원가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우디산 원유의 추가 도입비가 배럴당 18달러까지 불어난 구조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한국 주요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을 갉아먹는 직접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동 원유를 분별 증류해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화학업계도 나프타 원가 상승으로 채산성 악화에 직면했다.
올가을 들어서는 중동 산유국들이 아시아행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가운데 우회 항로 물류 대란이 겹치며 정유업계의 3분기 이익 눈높이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산 셰일오일과 서아프리카산 대체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며 한국 정유사의 원료 조달 단가가 가중될 수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의 외교 긴장 완화로 유조선의 안전 통항이 재개되면 이 원가 급등 시나리오는 힘을 잃게 된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의 고야마 겐 고문은 "정제 시설에서 미국산 원유와 혼합해 공정을 가동하기 위해서라도 유황 함량이 맞는 중동산 원유는 생산 설비의 기초 원료로서 안정 확보가 불가결하다"라며 "사우디산 원유 가격이 다소 비싸지더라도 공장 가동을 유지하기 위한 고비용 조달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