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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배터리 속도전’에 현지 반발… K배터리, 리스크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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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배터리 속도전’에 현지 반발… K배터리, 리스크 직면

오르반 정부 규제 완화에 현지 지자체·주민 환경 반발
SK온 이반차 공장 NMP 검출에 우물 조사… 삼성SDI 괴드 공장은 허가 소송
SK온의 헝가리 이반차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이미지 확대보기
SK온의 헝가리 이반차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헝가리 중앙정부의 배터리 산업 드라이브에 지방정부와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그 여파에 직면했다. 중앙정부의 속도전식 인허가와 규제 완화에 반발한 현지 지자체와 환경단체들이 독자 대응에 나서면서 사소한 징후나 행정절차 문제에도 극심한 분쟁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8일(현지 시각) 헝가리 매체 포트폴리오(Portfolio)·텔렉스(Telex) 등 외신들에 따르면, 헝가리 이반차 지자체는 관내 모든 거리의 지하수 관정과 재래식 사설 우물을 대상으로 독립 분석기관을 통해 긴급 전수 수질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비용은 전액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며 한 달 내 재검사도 진행한다.

이번 조치는 최근 SK온 이반차 공장 내부 모니터링 관측정에서 양극재 유기용매인 ‘NMP(N-메틸-2-피롤리돈)’ 성분이 검출된 데 따른 선제 조치다. 식수는 타 지역 관로로 공급돼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났고 공장 부지 외부로의 유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지자체가 막대한 자체 예산을 들여 전수 검사를 밀어붙인 배경에는 중앙정부의 환경 관리 능력에 대한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SK온 헝가리 법인 관계자는 "지난달 자체 점검 결과 공장 내부의 특정 관측정에서 NMP가 일부 검출된 사실을 확인해 정부 당국에 자진 신고했다"면서 "매뉴얼에 따라 예방 차원에서 해당 설비 가동을 즉시 중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했고, 관계 당국의 조사와 후속 조치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으로 지역사회와 주민, 관계 기관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환경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3일 헝가리 노동보호당국은 이반차 공장에 노동안전 과태료 1억 포린트(약 4억3000만 원)를 부과했다. 당국은 과거 근로자들의 기준 초과 니켈 노출 미보고와 작업장 공기 질 측정 누락 등을 처분 근거로 제시했다. 지역 정치권이 당국의 엄격한 처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등 현지 여론을 의식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I 괴드(Göd) 공장 역시 비슷한 갈등을 겪었다. 페슈트주 정부청이 공장 증설 과정에서 세 차례 환경사용허가를 변경하자, 현지 환경단체(Göd-ÉRT)와 주민들은 행정절차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하급심 법원이 허가 변경 절차의 위법성을 이유로 환경사용허가를 취소했고, 올해 2월 헝가리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사건을 환송하면서 현재 법적 재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지에서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정부의 산업정책이 이 같은 갈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앙정부가 세제 혜택을 앞세워 배터리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나 주민 의견 수렴이 축소됐다는 불만이 야당과 주민들 사이에 누적됐다는 설명이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 지자체와 주민들의 엄격해진 감시 기준을 마주하게 된 셈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공장 운영 과정에서 지자체·주민과의 소통, 투명한 환경 데이터 공개 등 현지 관리체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