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희토류 없이도 기존 주행거리 유지… 매우 어려운 공학적 성과" 자평
전문가들 "상업적 콘셉트 단계… 센서·디스플레이 등 전장품에 여전히 희토류 필수"
전 세계 가공 90% 독점한 中 '희토류 무기화' 건재… 8월 中 희토류 수출 18% 급감
전문가들 "상업적 콘셉트 단계… 센서·디스플레이 등 전장품에 여전히 희토류 필수"
전 세계 가공 90% 독점한 中 '희토류 무기화' 건재… 8월 中 희토류 수출 18% 급감
이미지 확대보기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자율주행 로보택시인 ‘사이버캡(Cybercab)’의 구동 모터에서 희토류 원소를 완전히 배제하면서도 기존 주행거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중 간의 첨단 반도체와 핵심광물 패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쥐고 있는 가장 강력한 보복 무기인 '희토류 자원 무기화'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9월 8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이버캡에 탑재되는 신형 전기 모터에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등 희토류 금속을 단 1g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희토류 영구자석을 배제하면서도 동일한 에너지 효율과 주행거리를 구현하는 것은 공학적으로 극히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였다"며 자사의 기술적 돌파구를 과시했다.
"아직은 콘셉트일 뿐"… 영구자석 모터 5년간 주류 지속 전망
하지만 업계 엔지니어들과 분석가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상하이에 본부를 둔 국제지능차량공학협회(ISA)의 데이비드 장(David Zhang) 사무총장은 "테슬라의 희토류 프리(Rare-earth-free) 모터는 현재로선 '상업적 콘셉트' 수준에 가깝다"며 "실제 대량 양산 환경에서 기존 희토류 영구 자석 모터 특유의 폭발적인 출력 밀도와 가혹 주행 시의 열효율을 대등하게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은 "머스크의 주장은 미국이 첨단 칩 통제를 조이고 중국이 핵심 광물 수출 통제로 맞서는 지정학적 대치 국면에서, 테슬라가 자체 공급망 안보를 과시하기 위해 던진 카드"라고 짚었다.
실제로 테슬라는 초기 모델 S 등에서 희토류가 들어가지 않는 유도 모터(Induction Motor)를 썼으나, 소형화와 효율 극대화를 위해 2017년 모델 3부터 희토류 영구자석 모터로 전면 선회한 바 있다.
그는 이어 "네오디뮴계 영구자석 모터는 향후 최소 5년 이상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확고한 주류 솔루션으로 남을 것"이라며 "테슬라의 대체 모터가 단기간에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모터만 뺀다고 끝 아니다… "센서·디스플레이 등 전장품에 널려 있어"
더욱 근본적인 한계는 전기차의 모터 외 부품에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안쿠라(Ankura)의 알프레도 몬투파르-헬루(Alfredo Montufar-Helu) 전무이사는 모터 하나를 바꾼다고 해서 전기차 생태계가 탈(脫)희토류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몬투파르-헬루 전무는 "희토류는 구동 모터뿐만 아니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용 센서, 인포테인먼트 스피커, 디지털 계기판 디스플레이, 전동 조향 장치(EPS) 등 일반적인 전기차에 탑재되는 수십 가지 전자 부품 곳곳에 깊숙이 쓰인다"며 "모터에서 희토류를 덜어내는 것은 전기차 밸류체인 내에서 희토류가 쓰이는 위치를 조금 좁힐 뿐, 공급망 전체의 종속성을 제거하지는 못한다"고 꼬집었다.
쉬톈첸(Xu Tianchen) 경제정보부(EIU)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발표를 두고 중국이 쥐고 있는 '희토류라는 비장의 카드'를 잃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완벽한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테슬라가 특허를 독점할 경우,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해당 기술을 모방하기 어려우며, 특히 전투기, 미사일, 레이더 등 막대한 고성능 희토류를 소비하는 방위산업 분야에는 자동차용 대체 기술을 결코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中, 채굴 70%·가공 90% 독점… 8월 희토류 수출 18% 줄이며 조이기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원소 채굴의 약 70%, 제련 및 분리·가공 능력의 90% 이상을 틀어쥐고 있다.
광산 채굴부터 부품 소재, 완제품 완성차로 이어지는 완벽한 수직 계열화를 자국 영토 안에 구축해 놓은 셈이다.
베이징의 자원 통제력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8월 무역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18.25% 급감했다.
국가 안보와 기술 유출 방지를 명분으로 핵심 전략 광물의 국외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심사를 강화한 결과다.
머스크의 '희토류 프리 사이버캡' 선언은, 향후 ‘미국의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의 광물 무기화에 맞서 모터 공학적 설계를 통해 자원 독립을 꾀하려는 기술적 돌파구의 첫걸음’인 동시에 ‘정제·가공 밸류체인의 90%를 장악하고 방산·전자기기 전반을 틀어쥔 중국의 거대한 희토류 카르텔을 흔들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현실적 단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