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리서치, 美 50개 제약사 조사… 72%가 'AI 확장 도입' 불구 56%는 '온건한 개선'에 그쳐
"인간 생물학 복잡성 극복이 병목"… 타깃 발굴 등 초기 연구엔 70% 긍정 평가
中 엑스탈피·히트젠 등 흑자 안착 속 PSR 19배… 적자 지속 美 기업들(93배) 대비 저평가
"인간 생물학 복잡성 극복이 병목"… 타깃 발굴 등 초기 연구엔 70% 긍정 평가
中 엑스탈피·히트젠 등 흑자 안착 속 PSR 19배… 적자 지속 美 기업들(93배) 대비 저평가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가 인공지능(AI)을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전면 도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제 임상 시험을 통과해 상용화에 성공할 확률을 AI가 극적으로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미국 제약사 핵심 경영진은 4명 중 1명 미만에 불과하다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정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속도는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있으나, 복잡다단한 인체의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임상적 판단이라는 근본적인 장벽을 AI 알고리즘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냉정한 평가다.
동시에 미국의 수많은 AI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막대한 적자를 내며 높은 기업가치(PSR 93배)를 받는 반면, 엑스탈피(XtalPi) 등 이미 실질적 흑자를 내고 있는 중국의 선도 AI 신약 연구 기업들은 PSR 19배 수준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는 밸류에이션 괴리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9월 9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그룹 시티(Citi) 리서치는 2026년 6월 미국 내 주요 제약사의 R&D 및 기술 전략을 총괄하는 고위 임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설문조사 보고서를 화요일 전격 공개했다.
"발견 속도가 곧 신약 성공은 아니다"… 경영진 76%가 '회의적 시선'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제약사의 72%가 R&D 전반에 걸쳐 AI 기술을 "상당 부분 확장했거나 전면 확장 완료했다"고 응답했으며, "도입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답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제약업계 전반이 AI를 필수 인프라로 수용했음은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열광 이면에는 짙은 경계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응답자의 단 24%만이 "AI가 최종적인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을 극적으로(Dramatically) 향상시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더욱이 응답자의 34%는 "AI 알고리즘이 아무리 고도화되더라도 인간 생물학의 미지의 복잡성, 의사의 임상적 판단, 그리고 실제 임상 시험의 실행력 자체가 신약 개발의 영원한 병목 현상(Bottleneck)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 융(John Yung) 시티 아시아 헬스케어 연구 총괄은 "AI 기반 신약 개발 이론의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단순히 'AI가 발견 속도를 높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진짜 위험은 발견 속도의 단축이 '더 우수한 약효'나 '임상 성공 확률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단절 현상"이라고 짚었다.
그는 "속도의 혁신이 실제 약효 검증(Translation)을 거쳐 환자 치료와 제약사의 상업적 수익으로 연결되어야만 AI의 진정한 가치가 입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기 타깃 검증엔 70% '찬표'… 글로벌 540억 달러 비용 절감 효과
그럼에도 제약사들이 AI에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붓는 이유는 신약 개발 '전기(초기) 단계'에서의 압도적인 시간 및 비용 절감 효과 때문이다.
응답자의 70%는 질병의 원인 단백질을 찾는 '표적(타깃) 식별 및 검증' 단계에서 AI가 성공률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답했으며, 유효물질 탐색(Hit identification)과 선도물질 최적화(Lead optimization)가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제약사는 향후 12개월간 AI 관련 R&D 예산을 두 자릿수 비율로 증액할 계획이며, 응답 기업의 84%가 전문 외부 AI 바이오텍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Sullivan)은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신약 발굴 단계에서 연간 260억 달러(약 35조 원), 후속 임상 연구 단계에서 280억 달러(약 37조 5,000억 원) 등 총 540억 달러(약 72조 원)의 개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 세계 신약 개발 전체 지출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中 기업들은 '흑자 전환' 성공… 주가매출비율(PSR)은 美 93배 vs 中 19배 '극과 극'
AI 신약 개발 시장의 상업화 성숙도와 밸류에이션에서는 미·중 간의 뚜렷한 역전 및 디커플링 현상이 관측됐다.
미국의 수많은 AI 신약 개발 플랫폼 기업들이 막대한 R&D 지출로 여전히 수년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선두권 기업들은 이미 흑자 궤도에 안착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양자물리·AI 신약 개발사 엑스탈피(XtalPi·징타이커지)와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DNA 암호화 화합물 라이브러리(DEL) 전문 제조사 히트젠(HitGen) 등은 글로벌 빅파마 대상의 수주 증가와 운영 레버리지 효과에 힘입어 이미 탄탄한 순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주가 평가는 정반대다.
시티 분석에 따르면, 중국 주요 AI 바이오 기업들의 2026년 예상 매출액 기준 주가매출비율(PSR) 중간값은 19배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상장된 미국 동종 경쟁사들의 중간 PSR은 무려 93배에 달해, 중국 기업들이 실질적인 흑자 창출 능력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할인(디스카운트)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의 AI 도입과 미·중 밸류에이션 격차는, 향후 ‘천문학적인 R&D 비용이 소요되는 글로벌 신약 개발 시장에서 AI가 초기 후보물질 탐색의 시간과 70조 원의 비용을 아끼는 필수 유틸리티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동시에 ‘실제 최종 임상 3상 통과라는 생물학적 검증의 문턱을 넘어서기 전까지는 AI 바이오 기술에 대한 시장의 거품과 옥석 가리기가 한층 냉혹하게 전개될 것임을 시사하는 상징적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