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중동 데이터센터 원격 임대해 엔비디아 최신 칩 학습하던 우회 통로 차단 위기
美 의회 '원격 접속 보안법' 추진… 오라클·아마존 반발 속 동남아 데이터센터 붐 타격 우려
中, 화웨이 '어센드 960DT' 등 국산 칩 전환 가속… "쿠다 생태계 단절 시 학습 비용 50% 폭증"
美 의회 '원격 접속 보안법' 추진… 오라클·아마존 반발 속 동남아 데이터센터 붐 타격 우려
中, 화웨이 '어센드 960DT' 등 국산 칩 전환 가속… "쿠다 생태계 단절 시 학습 비용 50% 폭증"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정부가 물리적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통제에 이어 외국 기업의 미국산 첨단 칩 탑재 클라우드 원격 접속까지 차단하는 전방위 기술 봉쇄를 적극 검토하면서, 중국 AI 산업이 2022년 칩 수출 금지 조치 이후 가장 혹독한 기술적 병목에 직면했다.
그동안 중국의 빅테크와 AI 스타트업들은 미국 상무부의 엄격한 하드웨어 수출 규제를 피해 해외 페이퍼컴퍼니나 현지 파트너를 내세워 동남아시아, 중동, 일본 등 해외 데이터센터의 서버 공간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대규모 프론티어 파운데이션 모델을 훈련해 왔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가 가상 네트워크 공간에서의 원격 접속 허점까지 원천 봉쇄하는 입법과 행정 조치에 나서면서 중국 AI 생태계의 마지막 '클라우드 탈출구'가 닫힐 위기에 놓였다.
9월 21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심층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클라우드 규제는 글로벌 AI 인프라 공급망을 뒤흔들며 동남아시아의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에 찬물을 끼얹고, 엔비디아의 해외 매출을 압박하는 동시에 중국 당국의 반도체 독자 자립 드라이브를 강제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드디스크 직접 들고 국경 넘어… 동남아 원격 임대로 버텨온 中 AI
그동안 중국 AI 개발자들 사이에서 해외 클라우드 임대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선전의 한 데이터센터 중개업자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역외 관할구역에 설립한 대리 법인을 통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지의 데이터센터에 입고된 엔비디아 H100·B200 서버를 원격으로 대여해 모델 학습을 진행해 왔다.
일부 개발팀은 수개월이 걸리는 대용량 데이터의 국경 간 전송 지연을 피하기 위해 80테라바이트(TB) 분량의 학습 데이터를 담은 외장 하드드라이브를 비행기로 직접 운반해 현지 서버에 직결하는 고육지책까지 동원했다.
나아가 거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과 암호화폐 결제를 활용하는 등 단속망을 피해 필사적인 우회로를 개척해 왔다.
미국 무역 규제 전문 법무법인 조인트윈 파트너스의 홍자양 대표 변호사는 "원격 접속 금지 조치가 전면 시행될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라클 등 글로벌 클라우드 공룡들의 해외 사업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규제 법안이 최종 통과되지 않더라도 미국 정부가 불법 우회 칩을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상대로 징벌적 행정 제재를 가할 수 있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컴플라이언스 기준이 급격히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남아 데이터센터 붐 불똥… 엔비디아 글로벌 매출 압박
미국의 클라우드 차단 조치는 연평균 35%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로 부상한 동남아시아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들은 저렴한 토지 및 전기요금(MWh당 60~118달러)과 지정학적 완충 지대라는 이점을 활용해 동남아에 막대한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집중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델로로그룹(Dell'Oro Group)의 알렉스 코르도빌 연구이사는 "특정 첨단 가속기 아키텍처가 중국 본토 외 지역에서만 허용되다 보니 관련 AI 워크로드가 동남아로 자연스럽게 결집했던 것"이라며 "원격 접속이 차단되면 단기적으로 동남아 데이터센터 시장의 수요와 공급 간 일시적 불균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글로벌 매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만경제연구원(TIER)의 아리사 류 수석이사는 "해외 클라우드 임대 수요는 그동안 엔비디아의 우회적 해외 매출성장을 떠받치는 숨은 축이었다"며 "원격 접속 규제가 시행되면 엔비디아의 성장 동력이 둔화될 수밖에 없으며, 미국과 유럽 테크 대기업들의 신규 주문만으로는 이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딥시크·키미는 추론만 국산화… "쿠다 생태계 단절 시 비용 50% 폭증"
해외 클라우드 접근권 상실은 중국 AI 진영에 가장 뼈아픈 기술적 현실을 드러낼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국산 반도체 하드웨어는 여전히 최상위 프론티어 모델을 '사전 학습(Pre-training)'하는 초대형 연산 클러스터를 완벽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딥시크(DeepSeek-V4)나 문샷의 키미(Kimi K3) 등 중국산 대표 AI 모델들은 일상적인 '추론(Inference)' 단계에서만 토종 반도체 적응을 마쳤을 뿐, 모델의 지능을 근본적으로 구축하는 초고난도 파라미터 훈련은 여전히 엔비디아 생태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병목은 소프트웨어 생태계다.
연구자들은 엔비디아의 표준 병렬 컴퓨팅 플랫폼인 '쿠다(CUDA)' 환경에서 개발된 기존 AI 알고리즘 코드를 화웨이(Huawei)의 독자 생태계인 '어센드(Ascend)' 환경으로 강제 이식할 경우, 코드 재작성과 최적화 병목으로 인해 훈련 시간과 컴퓨팅 비용이 최소 50% 이상 폭증한다고 입을 모은다.
화웨이 '어센드 960DT' 조기 투입 맞불… 자립화 레이스 가속
벼랑 끝에 몰린 중국 테크 기업들은 결국 '기술 자립' 속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메이투안(Meituan)은 5만 장 규모의 국산 칩 클러스터에서 1조 6,000억 파라미터 규모의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 '롱캣(LongCat)-2.0'을 성공적으로 훈련했다고 발표하며 독자 생존 가능성을 타진했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선봉인 화웨이 역시 모델 학습용으로 특화 설계된 차세대 AI 프로세서 '어센드 960DT'의 출시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9개월 앞당겨 2027년 1분기로 전격 확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7나노 이하 첨단 웨이퍼 공급량이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46% 급증해, 국내 칩 수요와 공급 간 격차가 현재의 92%에서 34% 수준으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클라우드 원격 접속 통제 드라이브는 하드웨어 수출 금지로도 막지 못했던 중국의 AI 모델 진화를 네트워크 수준에서 질식시키려는 워싱턴의 최종 승부수로 평가된다.
가상의 클라우드 도피처마저 잃게 된 중국 AI 산업이 거대한 엔지니어링 병목에 갇혀 글로벌 경쟁에서 탈락할지, 아니면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독자 칩·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완전한 국산화를 앞당기는 결정적 반전의 계기가 될지 전 세계 기술 패권의 향방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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