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인앤컴퍼니 테크 보고서, 2020~2026년 하드웨어 주식 가치 연평균 24% 급성장 입증
- SK하이닉스·마이크론 마진 85% 육박… 첨단 메모리 증설에 따른 부품 수급 긴장
- 한국 메모리 가격 협상력 제고와 하이퍼스케일러 자체 칩 전환 속 지정학 병목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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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전략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가 2026년 9월 29일(현지시각) 공개한 기술 산업 연례 보고서에서 2020년부터 2026년까지 하드웨어와 반도체 기업의 주식 가치가 연평균 24% 상승하며 6% 성장에 그친 소프트웨어를 큰 격차로 제쳤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20년간 기술 시장을 지배하던 소프트웨어 중심 질서가 물리적 하드웨어와 반도체 제조 생태계로 이전하는 구조적 대전환이 일어난 결과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병목 지점인 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쥐고 전사 수익성을 견인하는 가운데 글로벌 연산 인프라 가치사슬의 패권 재편이 가시화하고 있다.
20년 만에 뒤집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주도권
베인앤컴퍼니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경쟁 중심축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에서 물리적 연산 자원을 확보하는 하드웨어 설비 구축으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와 첨단 모델 학습 수요가 맞물리면서 시장의 부가가치가 고대역폭메모리, 첨단 패키징, 맞춤형 인공지능 주문형반도체 등 핵심 물리적 공학 기술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베인앤컴퍼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신규 설비투자를 고대역폭메모리에 집중 배분하면서 일반 디램과 낸드플래시 생산 여력이 축소되었고, 이것이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 부품의 수급 불균형과 가격 상승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제조사 고마진 도달과 맞춤형 칩 부상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고대역폭메모리 비중 확대에 힘입어 최근 2개 분기 연속 회사 전체 기준 매출총이익률 75%에서 85%를 달성했다. 반면 범용 그래픽처리장치의 매출총이익률이 최고 75%에 달하는 고비용 구조가 이어지자, 대형 테크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설계한 맞춤형 주문형반도체 도입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브로드컴의 주문형반도체 사업 부문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그록과 세레브라스 같은 특화 칩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는 배경이다.
반도체 미세공정의 물리적 한계로 무어의 법칙이 둔화하면서 복수의 다이를 단일 기판에 집적하는 2.5차원 및 3차원 첨단 패키징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대만 TSMC와 고대역폭메모리 공급사가 대부분 흡수하고 있다.
TSMC는 폭증하는 칩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올해 9개 단계에 걸친 신규 공장 건설과 웨이퍼 기판 적층 패키징 및 시스템온집적칩 생산능력 80%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시장 주문을 전량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TSMC는 지정학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에 총 2600억 달러(약 352조 8200억 원) 투자를 약정했다.
한국 메모리의 가격 결정력과 차세대 패키징 과제
이번 보고서가 증명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한국 메모리 제조사에 강력한 판가 통제력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와 16단 적층 6세대 공정 기술을 선도하면서, 과거 경기 순환에 따라 널뛰던 실적 변동성이 고마진 장기 수주형 체계로 안착하는 흐름이다. 고대역폭메모리 전용라인 증설이 기존 범용 디램 웨이퍼 생산 용량을 흡수함에 따라 모바일과 개인용 컴퓨터용 메모리 전반의 평균판매단가가 동반 상승하는 수익 구조가 뒷받침되고 있다.
다만 공급망 분산과 기술 구조 변화에 따른 변수도 공존한다. 논리 파운드리 기업들이 미국 등 해외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반면,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는 한국 거점에 고도로 집중되어 있어 서방 주요국의 현지 생산 유치 압박과 통상 규제 강화가 잠재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맞춤형 주문형반도체 비중을 높이면서 메모리 인터페이스 제약을 피하기 위해 대용량 온칩 메모리 아키텍처를 도입할 경우, 표준 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세가 일부 조정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포화 문제와 중동 등 분쟁 지역의 인프라 구축 지연 역시 단기적인 설비 확장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공지능 하드웨어 중심의 슈퍼사이클은 단순한 단기 시황 개선을 넘어 연산 구조와 글로벌 공급망의 주도권이 재편되는 복합적 변화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의 기술 격차를 확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대형 테크 기업의 자체 칩 생태계 확대에 맞춘 맞춤형 패키징 연계 전략을 다각화해 거시적 통상 변동성을 상쇄해 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험대에 서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