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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달러 쏟았는데"… 美 코인 법안, 상원서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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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달러 쏟았는데"… 美 코인 법안, 상원서 좌초

코인베이스·로빈후드 로비에도 필리버스터 벽에 막혀 부결
은행권 반발과 트럼프 이해충돌 겹쳐...SEC 수탁 검토 착수
입법 불확실성 속 비트코인 3분기 42% 상승
미국 상원의원 버니 모레노(공화당, 오하이오주)가 워싱턴 D.C.에서 열린 의회 회기 마지막 표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국회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상원의원 버니 모레노(공화당, 오하이오주)가 워싱턴 D.C.에서 열린 의회 회기 마지막 표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국회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암호화폐 업계가 800만 달러에 달하는 로비 자금을 쏟아부은 시장구조법안(CLARITY)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벤징가는 6일(현지시각) 코인베이스 등이 참여한 입법 시도가 민주당 반대로 무산되며 연내 제도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상원 표결 부결과 로비자금


미국 암호화폐 기업들이 의회 문턱을 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으나 핵심 입법이 가로막히며 규제 공백 우려가 번지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앤드리슨 호로위츠 암호화폐 부문 등은 미국 암호화폐 시장구조법안(CLARITY) 통과를 위해 약 800만 달러(약 110억 원)의 로비 자금을 집행했다. 올해 상반기 업계 전체가 워싱턴에 투입한 대의회 로비 지출액만 13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지난달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끝내 가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으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종결하는 데 필요한 60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반대표를 던지면서 법안 처리는 무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사업에 따른 이해충돌 문제와 고위 공직자의 암호화폐 보유 제한 조항을 둘러싼 정당 간 이견이 표결 결과를 갈랐다는 평가다.

이해충돌 논란과 은행권 반발

입법 좌초의 이면에는 전통 금융권과의 날 선 밥그릇 싸움과 백악관을 둘러싼 정치 윤리 논란이 얽혀 있다.

미국독립지역은행협회(ICBA) 등 전통 은행권은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지급 금지와 예외 보상 허용 조항을 두고 은행 예금 이탈을 초래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디지털 자산 업계와 기성 은행권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법안의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연계된 밈코인 프로젝트가 공직 윤리 시비를 촉발했다.

오피셜 트럼프(TRUMP) 프로젝트는 오는 11월 22일 워싱턴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만찬 행사를 연다고 공지했다.

이 프로젝트는 TRUMP 토큰 상위 185개 지갑 보유자만 초청하고 상위 29개 지갑에 VIP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을 취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대통령직 접근권을 돈을 받고 파는 행위이자 공직자 윤리법과 정치자금법을 정면 위반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도 정비 책임자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커스터디 규제 검토에 착수했다. 제도 정비 방향을 제시한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은 이날 공개 발언에서 "암호화폐는 소수의 호기심 대상에서 수조 달러 규모의 자산군으로 성장했으나 규제는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라고 진단했다.

수탁 규정 정비와 시장 지지


워싱턴의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자금 재유입이 이어지며 시세를 떠받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3분기 동안 42.7% 뛰며 2024년 4분기 이후 가장 견조한 분기 실적을 냈다. 8월과 9월 61억 달러의 순유입이 확인되자 시티그룹은 목표가를 11만 3000달러로 올렸고 비트와이즈도 10만 달러 돌파를 점쳤다.

미국의 입법 지연은 2단계 기본법 제정을 준비하는 한국 금융당국과 국회의 정책 일정에도 직결된다.

은행과 거래소 간 권한 배분에서 미국의 시행착오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가을에는 미 대선 후 의회의 입법 속도에 따라 규제 명확성 확보 시나리오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나아가 기관 수요가 뒷받침되면 연말 랠리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이해충돌 공방으로 입법이 표류할 경우 이 제도권 안착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워싱턴 정가 분석가들은 막대한 로비 자금보다 정당 간 신뢰 회복과 이해관계 조율이 선결 과제라고 평가했다.

앳킨스 전 위원은 "제도권 편입의 핵심은 정치 논란을 불식하고 명확한 법률 기준을 세우는 일"이라며 "투자자 보호와 금융 혁신을 동시에 달성할 균형 잡힌 규칙 제정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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