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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없고 전력 부족하면 지하로"… 日 미쓰이 후도산, '폐터널'에 데이터센터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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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없고 전력 부족하면 지하로"… 日 미쓰이 후도산, '폐터널'에 데이터센터 짓는다

인공섬 토사 운반용 14.5km '스마 터널' 3km 개조… 日 최초 지하 상업 데이터센터 구축
지하 40m 암반 속 지진 저항성 탁월… 20MW 규모 컨테이너형 서버 배치
도쿄권 부지 난항·주민 반발 뚫을 대안… NTT 차세대 광통신망(IOWN) 연계해 내년 말 가동
데이터 센터는 일본 고베의 수마벨트 컨베이어 터널에 건설될 예정이다. 사진=미쓰이 후도산이미지 확대보기
데이터 센터는 일본 고베의 수마벨트 컨베이어 터널에 건설될 예정이다. 사진=미쓰이 후도산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지상에서는 부지 고갈과 전력난, 주민 반발로 신규 건설이 벽에 부딪히자, 일본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미쓰이 후도산(Mitsui Fudosan)이 '지하 폐터널'을 데이터센터로 개조하는 파격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과거 고베 공항과 인공섬 매립을 위해 흙을 나르다 용도 폐기된 지하 40m 깊이의 대형 컨베이어 터널을 서버 보관소로 탈바꿈시켜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지하 터널은 지진이나 물리적 테러 등 외부 충격에 대한 방호력이 지상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일본 전역의 터널 중 30% 이상이 준공 50년을 넘긴 노후 인프라인 만큼, 유휴 토목 시설을 고부가가치 AI 인프라로 재활용하는 일본 최초의 실증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월 6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미쓰이 후도산은 쿠마가이구미(Kumagai Gumi), 데이터센터 운영사 겟웍스(Getwork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고베시와 정식 임대 계약을 맺고 내년 말 운영 개시를 목표로 공사에 돌입한다.

고베 인공섬 토사 운반 터널 3km 임대… 최대 20MW 전력 공급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부지는 효고현 고베시 지하를 관통하는 '스마 벨트 컨베이어 터널'이다.

이 터널은 1964년부터 2005년까지 약 40년간 롯코산 등에서 깎아낸 토사를 바다로 운반해 포트 아일랜드, 롯코 아일랜드, 고베 공항 등 인공섬을 매립하는 데 쓰였던 산업 유산이다.

미쓰이 후도산 컨소시엄은 총연장 14.5km의 터널 중 약 3km 구간(부지 면적 약 1만 7,000㎡)을 임대한다.

고베시가 제시한 입찰 조건에 따라 월 최소 60만 엔(약 540만 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10~20년간 장기 운영권을 확보했다.

지상 토지 매입비와 기초 토목 공사비가 들지 않아 초기 건설 비용을 동급 지상 시설 대비 획기적으로 낮췄다.

지하 40m 깊이에 위치한 터널 내부에는 서버를 가득 실은 모듈형 특수 컨테이너 10여 동 이상이 직렬로 배치된다.

수전 용량은 최대 20메가와트(MW) 규모로, 대규모 연산을 요구하는 기업 및 연구기관의 생성형 AI 전용 서버와 금융·의료 등 최고 수준의 물리적 보안이 필요한 기밀 데이터 저장소로 특화 운영될 예정이다.

지진 충격 흡수 우수… 지하수 순환 냉각 및 NTT 광통신망(IOWN) 연계


지하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무기는 압도적인 안정성이다.

지하 깊은 암반에 묻힌 터널은 지진 발생 시 지표면보다 진동 증폭이 훨씬 적어 지진 위험이 높은 일본 환경에서 데이터 손실과 랙 붕괴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감한다.

외부 침입이나 기상 재해, 드론 공격 등 물리적 위협으로부터도 완벽히 차단된다.

미쓰이 후도산은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 내 지하수를 열교환에 재사용하는 친환경 순환 냉각 시스템을 접목해 탄소 배출을 줄일 계획이다.

지하 입지의 약점인 데이터 전송 지연을 극복하기 위해 통신 인프라도 최고 사양으로 구축된다.

미쓰이 후도산은 NTT 그룹이 상용화 중인 차세대 광통신 네트워크 '아이온(IOWN·Innovative Optical and Wireless Network)'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초저지연 광전송 기술을 통해 도쿄 대도시권 및 간사이 주요 거점 데이터센터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광역 연계망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쿄권 부지·전력난에 주민 반발 직면… "폐터널이 AI 인프라 새 활로"


최근 글로벌 AI 붐 속에서 데이터센터 입지 확보는 전 세계적인 병목 현상으로 부상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데이터센터 수요가 도쿄 수도권에 쏠리면서 공업용 부지와 고압 송전망 확보가 한계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거대한 혐오 시설로 인식된 지상 데이터센터에 대해 경관 훼손과 환경 파괴, 전력망 과부하를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법적 반발(NIMBY)이 거세지는 실정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냉전 시절 군사 벙커나 옛 탄광 지하 시설을 데이터센터로 개조하는 사례가 활발하지만, 일본에서 상업용 폐터널을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국토교통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내 전체 터널 중 50년 이상 경과한 노후 터널 비중이 30%를 넘어서며 향후 방치될 유휴 인프라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미쓰이 후도산은 이번 고베 프로젝트를 교두보 삼아, 향후 일본 전역에 산재한 폐철도 터널, 폐광산, 산림 유휴 지하 공간을 발굴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로 확장할 방침이다.

토지 쟁탈전과 환경 분쟁에 갇힌 AI 데이터센터 산업이 버려진 지하 인프라를 만나 새로운 친환경 성장 해법을 열어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