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보조주행'으로 수정…미국선 기존 명칭 유지, 안전성 조사도 진행 중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규제당국이 기존 명칭이 실제 기술 수준보다 높은 자율주행 능력을 갖춘 것처럼 소비자들을 오인시킬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테슬라는 유럽 전역에서 FSD 기술의 사용 승인을 추진하고 있지만 안전성과 소비자 보호를 둘러싼 규제당국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CNBC는 테슬라가 독일 규제당국의 압박을 받은 뒤 유럽에서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Supervised)'이라는 명칭을 '테슬라 보조주행(Tesla Assisted Driving)'으로 변경했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독일 정부 "완전자율주행 명칭 오해 소지"…운전자 감독 필수
앞서 독일 연방교통부는 지난 6일 테슬라의 FSD라는 명칭이 실제 기능을 다소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교통부는 이 시스템이 차량의 모든 주행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기술이 아니라 가속과 제동, 조향 등 일부 주행 작업을 지원하는 운전자 보조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운전자는 주행 중 항상 주변 상황을 주시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차량을 직접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모든 상황에서 스스로 운행하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과는 차이가 있다.
테슬라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규제당국의 우려에 대응해 명칭을 변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등 유럽 국가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기존 FSD 관련 페이지를 '테슬라 보조주행'이라는 명칭으로 변경했다.
다만 미국 웹사이트에서는 여전히 '감독형 완전자율주행'이라는 기존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유럽 승인 추진 과정서 압박 논란…네덜란드 심사도 도마
테슬라는 유럽 전역에서 FSD를 출시하기 위해 각국 자동차 규제당국과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등 유럽 규제당국에 신속한 승인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테슬라의 승인 추진 방식과 안전성 검증 절차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로이터는 지난 7일 탐사보도에서 테슬라가 유럽 규제당국에 FSD 승인을 압박했으며 일부 경우에는 이러한 압박으로 안전성 시험과 심사 강도가 완화됐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차량 소유자와 지지자들에게도 규제당국을 상대로 신속한 승인을 요구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규제당국은 FSD의 유럽 승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EU) 8개 회원국에서 해당 시스템의 사용이 허용됐으며 슬로바키아도 추가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일부 국가의 승인이 곧바로 EU 전체에서 모든 기능의 사용이 허용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당초 10월로 예상됐던 EU 차원의 승인 관련 표결은 최소 12월까지 연기됐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추가적인 안전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서도 FSD 안전성 조사…허위광고 소송 진행
테슬라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FSD의 안전성과 관련한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안개나 강한 햇빛 등 시야가 제한되는 환경에서 FSD가 운전자에게 안전한지 조사하고 있다.
또 FSD 사용 차량에서 발생한 교통법규 위반과 충돌 사고에 해당 시스템이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사 중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홍보 방식이 허위광고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법적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의 한 판사는 테슬라가 오토파일럿과 FSD를 홍보하면서 완전 자동화된 주행시스템인 것처럼 잘못된 인상을 줬다고 판단했다.
테슬라는 이러한 판단에 반발해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관련 법적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자율주행시스템 전문가인 조지메이슨대의 미시 커밍스 공학 교수는 “단순히 FSD 명칭을 변경하는 것만으로 유럽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기에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커밍스 교수는 유럽 규제기관들이 테슬라 FSD의 안전상 결함과 관련한 미국 NHTSA의 기존 조사와 현재 진행 중인 조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네덜란드 규제당국의 승인 판단이 공개되지 않은 자료에 근거해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AI가 탑재된 교통시스템의 승인 과정에서는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FSD 가입 148만건…유럽 시장 확대의 핵심 기술
테슬라가 유럽에서 FSD 승인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자율주행 기술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전략이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 판매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란 전쟁에 따른 연료비 급등으로 유럽의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테슬라도 시장 확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 세계 FSD 활성 구독 건수가 148만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가운데 무료 체험이나 판촉 혜택을 통해 활성화된 구독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FSD 구독 서비스는 차량 판매와 별도로 소프트웨어 이용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사업 확대 전략과 연결돼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자율주행 기술을 회사의 미래 성장에 중요한 요소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유럽에서 FSD의 본격적인 사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기술의 안전성과 운전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규제당국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이번 명칭 변경은 테슬라가 유럽 규제당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조치지만 실제 기술의 안전성 검증과 EU 전체의 승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