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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팹 건설 속도전 강조한 최태원…메모리 3사 초호황에 증설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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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팹 건설 속도전 강조한 최태원…메모리 3사 초호황에 증설 경쟁

삼성전자·마이크론도 증설 경쟁…수요 비해 공급 턱없이 모자라
최태원 "美·中이 더 빠른 속도로 증설하면 우리 점유율 줄어"
2028년까지 글로벌 웨이퍼 시장 34% 증가 예상…메모리 3사 공격적 투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9일 광주 탄약고 부지를 방문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9일 광주 탄약고 부지를 방문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를 찾아 속도전을 주문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증설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9일 팹 건설 예정지인 광주 군 공항 일대 부지를 둘러보고,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등으로부터 전력·용수·교통 등 기반 시설 준비 상황을 들었다. 지난 6월 호남권 투자계획 발표 이후 첫 현장 방문이다. 최 회장은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팹 건설 속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 클러스터 완공 목표를 애초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당겼다. 1기 팹은 내년 2월 첫 클린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장비를 제외한 건축 투자만 기존 9조4000억 원에 21조6000억 원이 더해져 31조 원에 이른다. 2기 팹은 토목·골조와 클린룸을 한꺼번에 발주하는 턴키 방식으로 올해 안에 발주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존재한다. 당장 반도체 수요가 어떤 증설로도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같은 용량의 일반 D램보다 웨이퍼를 3~4배 더 소모한다. 모건스탠리는 첨단 메모리 웨이퍼 생산능력 중 HBM 비중이 2023년 6%에서 2028년 34%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 회장이 속도전과 투자를 강조하는 데는 경쟁사들의 증설 계획과 미국·중국의 공격적인 투자계획 발표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38회 상하이시 시장국제기업가 자문회의'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익스팬션(확장)을 빨리빨리 해야 한다"면서 "중국이나 미국 마이크론이 더 빠른 속도로 증설해 버리면 우리나라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미국 투자를 앞세워 일정을 당기고 있다. 아이다호 첫 팹은 가동 시점을 기존 내년 하반기에서 중반으로 앞당겼고, 두 번째 팹은 2028년 말 생산을 목표로 한다. 올해 1월 착공한 뉴욕 메가팹은 약 6개월 만에 초기 부지 작업을 마치고 수직 건설 단계에 들어갔다.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이상 빠른 속도로, 첫 D램 생산은 2029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HBM 첨단 패키징 공장은 내년 초, 일본 D램 증설 공장과 싱가포르 신규 낸드 공장은 2028년 가동이 목표다. 마이크론은 2027회계연도 설비투자도 기존 계획보다 늘리고, 증가분 대부분을 2028년 말 이후 쓸 클린룸 확보에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팹 가동을 앞당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 1호 팹 가동 목표를 2029년 10월로 2년 앞당겼고, 중단됐던 평택 P5를 지난 4월 본공사에 들어가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3사가 수백조 원을 쏟아붓는 사상 최대 증설 경쟁에도 메모리 공급난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신규 팹이 가동되기까지 시차가 불가피한 만큼 건설 속도가 시장 주도권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park0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