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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소상공인 경영 혁신, 매뉴얼 작업에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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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소상공인 경영 혁신, 매뉴얼 작업에서 시작하자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소매점의 경쟁력은 입지와 상품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발주, 재고관리, 매출정산, 작업관리, 고객서비스, 비용통제가 함께 이루어져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운영 매뉴얼은 업무를 표준화하고 실수를 줄이는 경영의 기본이다. 소상공인에게도 체계적인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

점주의 경험과 성실함은 소매점 운영의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업무가 개인의 기억과 관행에 의존하면 직원 교체나 돌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 경험을 기록하고 절차로 정리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이제는 개인의 노하우를 점포의 경영 역량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글로벌 유통기업은 브랜드와 상품뿐 아니라 재고관리, 직원교육, 고객서비스 등 운영 체계로 경쟁력을 높여 왔다. 해외 브랜드나 프랜차이즈를 도입할 때도 상표 사용과 교육, 운영 지원 조건을 살펴야 한다. 브랜드의 가치는 이를 뒷받침하는 관리 시스템과 함께 평가해야 한다.

로열티는 상표권이나 기술, 운영 노하우 등의 사용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이다. 가맹비와 구별되며 산정 방식은 계약조건마다 다르다. 외국 브랜드에 지급한다고 낭비로 단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제공을 받는 서비스와 경쟁력 향상 효과가 비용에 상응하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국내 유통산업은 기업의 투자와 현장 경험, 운영의 개선을 통해 발전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과 프랜차이즈의 경영 지식이 전통시장이나 동네슈퍼에 자연스럽게 전달되지는 않는다. 현장에서 검증된 관리 방법을 소상공인의 여건에 맞게 정리하고 보급하려는 공공정책이 필요하다.

전통시장 상인과 동네 슈퍼 점주는 상품 구매부터 고객 응대, 재고·작업관리, 매출정산 등을 모두 맡는 경우가 많다. 관리 기준이 부족하면 유통기한 경과, 재고 손실, 비용 누수와 정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점주의 능력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경영 기반을 개선해야 한다.

운영 매뉴얼에는 상품 입고·검수, 발주, 유통기한 관리, 재고조사, POS 매출 대조, 작업관리, 레이버 스케줄, 폐기 기록과 일일 마감 절차가 포함돼야 한다. 복잡한 이론보다 이해하기 쉬운 점검표와 기록 양식이 필요하다. 점주가 업무 중 바로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POS와 키오스크, 온라인 판매 시스템 도입은 소상공인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장비 도입만으로 경영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매출자료와 입금액을 대조하고 재고 차이를 분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디지털 지원에는 실무교육과 운영 매뉴얼이 병행되어야 한다.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장비 보급 대수나 교육 횟수 성과보다는 재고 손실과 정산 오류, 업무시간과 운영비용의 개선 여부로 평가해야 한다. 매출금액과 수익성은 경기와 상권 변화의 영향도 받으므로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활용해서 예산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한국슈퍼마켓연합회 등 관랸 단체를 중심으로 모범적인 동네슈퍼의 운영 매뉴얼 개발·보급을 추진할 수 있다. 필자는 최소 연간 10억 원 이상, 10년 지원은 정책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점포 수와 사업비 지원으로 시범사업 성과를 평가해 적정 지원 규모와 기간을 결정해야 한다.

일부처럼 외국 사례나 대기업의 업무 절차를 소규모 점포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어렵다. 취급 품목과 점포 규모, 인력, 디지털 활용 수준에 맞춰 매뉴얼을 설계해야 한다. 기본형과 심화형을 구분하고 그림과 사례를 활용하며, 현장 상인의 의견을 반영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매뉴얼 배포만으로는 사업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내용이 현장과 맞는지 점검하고, 점주·직원 교육과 현장 컨설팅, 직접 소통을 통해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조기에 찾아내야 한다. 사용 실태와 효과를 평가하고 법규·기술·소비자 행동 변화에 맞춰 갱신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점주의 경험과 운영 방식은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익숙한 관행이 비효율과 손실을 낳는다면 개선해야 한다. 표준화는 개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줄이고 업무의 일관성을 높이는 과정이다. 기본 업무는 체계화하되 상품 구성과 고객 서비스에는 점포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소상공인의 경쟁력은 지원금과 디지털 장비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매뉴얼과 교육, 현장 컨설팅, 성과평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정보화 사업과 함께 소규모 점포의 경영 기반 강화에도 투자해야 한다. 체계적인 경영 전환은 지역 유통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과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