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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따지고 필요한 만큼만’…연말 앞둔 소비자 장바구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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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따지고 필요한 만큼만’…연말 앞둔 소비자 장바구니 달라졌다

4분기 소매유통 경기전망 88…전 분기보다 4P 하락
저가 PB·소포장 상품 인기…백화점·편의점 희비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채소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8로 전 분기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채소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8로 전 분기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필요한 만큼만 사고 가격을 꼼꼼히 따지는 실속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유통업계의 연말 경기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과 6대 광역시 소재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8로 전 분기(92)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RBSI는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다음 분기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다만 최근 5년 평균인 8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소비 위축이 경기 전망을 낮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4분기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내다본 업체 203곳 가운데 70.0%가 신중해진 가계 씀씀이를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다. 연말 특수 부진(8.9%)과 다른 쇼핑 채널로의 고객 이탈(7.9%)이 뒤를 이었다.

달라진 소비 행태도 확인됐다. 가성비 상품 선호도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증가했다는 응답은 78.4%,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는 소량·목적형 소비 비중이 유지되거나 늘었다는 응답은 83.6%에 달했다. 가격뿐 아니라 구매 수량까지 따져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유통업체 판매 실적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롯데마트의 올해 1~9월 전체 PB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지만 5000원 이하 PB 상품 매출은 37% 늘었다. 이마트가 지난해 8월 출시한 초저가 PB '5K프라이스'는 약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4000만개를 넘어섰다. 5000원 이하 가격과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상품을 앞세운 결과다.

소포장 상품 수요도 늘고 있다. GS25의 올해 1~4월 1~2입·200g 이하 소용량 신선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CU의 채소·과일 등 소포장 상품 매출도 26.2% 늘었다. 소비자들이 대용량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하기보다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태별 경기 전망은 엇갈렸다. 백화점은 전 분기 139에서 130으로 낮아졌지만 조사 대상 업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겨울 외투 등 고가 의류와 연말 선물 수요, 외국인 관광객 소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대형마트 역시 112에서 111로 소폭 하락했으나 2분기 연속 기준치를 웃돌았다. 김장철 식재료와 연말 모임을 위한 먹거리 수요가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됐다.

온라인쇼핑은 74에서 82로 8포인트 상승했다. 가격 비교와 중복 할인 쿠폰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전망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편의점은 127에서 79로 48포인트 급락했다. 여름철 폭염으로 음료와 빙과류 판매가 늘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 동절기 비수기 진입이 겹친 영향이다. 슈퍼마켓도 85에서 73으로 떨어졌다.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 업체들의 연말 할인 경쟁으로 장보기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승륜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4분기 소매유통시장은 연말 특수 기대감 속에서도 실속형 소비 확산과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며 업태별 온도 차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라며 "가계의 신중해진 씀씀이와 유통 채널 간 경쟁 심화가 이어지면서 단기적인 체감경기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