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4년 지난 통화 기억 더 선명해졌다는 것 납득 어려워”
여론조사 의뢰·자료 전달 관련 진술 번복…“개인적 감정 개입 가능성”
“불법 여론조사 의뢰 동기 있다고 보기 어려워”…검찰 증거만으로 유죄 입증 부족
여론조사 의뢰·자료 전달 관련 진술 번복…“개인적 감정 개입 가능성”
“불법 여론조사 의뢰 동기 있다고 보기 어려워”…검찰 증거만으로 유죄 입증 부족
이미지 확대보기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판결문에서 명씨의 진술이 객관적 증거와 일치하지 않거나 조사 과정에서 구체화한 사례를 열거하며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오 시장을 처음 만난 시기와 김한정씨와 처음 통화한 시점·내용 등에 관해 당초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이 객관적 증거와 맞지 않자 특검 조사에서 진술을 바꾸면서도 구체적인 정황을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오 시장과 처음 만난 날짜에 관한 진술을 들었다. 명씨는 창원지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을 당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시받고 오 시장을 만난 시점이 기존 주장과 같은 2020년 11월 29일이 아니라 같은 해 12월 9일인지 질문받자 이를 인정했다. 이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뒤 김진태 전 의원을 만나기 전 오 시장을 만났다며 김영선 전 의원과 택시를 타고 중국집에 갔던 일과 당시 결제한 카드 색깔, 식당의 만두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재판부는 “통화가 이뤄진 지 4년여가 지난 시점에 그 기억이 더욱 선명해졌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명태균의 진술 특성상 이 부분 또한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음에 따라 자기 혐의에 대한 유불리나 개인적 감정 등이 개입된 상태에서 재구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론조사 의뢰 경위에 관한 진술도 판단 근거가 됐다. 명씨는 2021년 1월 22일자 비공표 여론조사에 대해 처음에는 오 시장이 의뢰한 것이 아니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위해 스스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후에는 해당 시기에 오 시장으로부터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고 진술을 바꿨다.
여론조사 자료를 오 시장에게 전달했는지에 관한 설명도 달라졌다. 명씨는 당초 자료를 전달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이후 조사에서는 흰색 봉투에 미래한국연구소 자체 조사 자료를 넣어 오 시장의 차량에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동 중 조사 의미를 간단히 설명했고 오 시장이 자료를 차량에 꽂으며 운전기사에게 나중에 볼 것이니 건드리지 말라고 말했다는 세부 내용도 덧붙였다. 봉투가 흰색 시사경남 봉투였다는 설명도 추가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명태균은 단순히 며칠간 기억을 반추하며 떠올렸다고 하지만 쉽게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오세훈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명태균을 통한 여론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명씨와 함께 일했던 강혜경씨의 진술도 검토했다. 강씨는 수사기관과 1심 법정에서 오 시장이 1위로 나온 여론조사를 나경원 후보가 1위인 것으로 바꾼 사례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명씨가 오 시장에게 불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러한 진술도 판결문에서 다뤘다.
항소심 재판부는 관련 사정과 증거를 종합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의 유죄 판단에 오류가 있다고 보고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