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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낙 12년 만에 최고 실적…AI 훈풍 타고 첫 매출 1조엔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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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낙 12년 만에 최고 실적…AI 훈풍 타고 첫 매출 1조엔 돌파

2027년 3월기 순이익 2283억 엔 상향…스마트폰 호황기 뛰어넘어 12년 만에 최고치
AI·데이터센터 투자 붐에 7~9월 수주고 2.3배 폭증…연간 매출 사상 첫 1조 엔 진입
커넥터·반도체 조달 차질로 납기 지연 심화…원가 상승 속 가격 전가 지연이 부담
도쿄에서 촬영된 화낙의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에서 촬영된 화낙의 로고. 사진=로이터


글로벌 공장자동화(FA) 설비의 대표 주자인 일본 화낙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투자 붐에 힘입어 12년 만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갈아치운다.

일본 화낙은 23일 결산 설명회를 열고 공장자동화 설비 수주 호조를 반영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보다 303억 엔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구축 경쟁이 공작기계와 산업용 로봇 수요를 강하게 자극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 엔 고지에 올라서는 쾌거를 달성할 전망이다.

12년 만의 최고익과 2283억엔 전망


화낙이 제시한 2027년 3월기(2026회계연도) 연결 순이익 전망치는 직전 해보다 37% 늘어난 2283억 엔이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평균 전망치였던 2077억 엔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과거 스마트폰 제조용 공작기계 설비투자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15년 3월기의 기존 사상 최고치(2075억 엔)를 무려 12년 만에 넘어서게 된다.

역대급 실적 호조에 주식시장도 즉각 환호했다. 정규 장 마감 후 실적이 공시되자 사설거래시스템(PTS) 야간 거래에서 화낙 주가는 도쿄증권거래소 종가 대비 7% 급등하는 흐름을 연출했다. 주주 환원 정책도 공격적이다. 회사는 실적 눈높이를 높이는 동시에 최대 500억 엔 규모의 자기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수주고 2.3배 폭증과 사상 첫 매출 1조엔


외형 성장도 가파르다. 연간 연결 매출액은 직전 해 대비 18% 증가한 1조 137억 엔, 영업이익은 31% 늘어난 2407억 엔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예상치와 비교하면 매출은 656억 엔, 영업이익은 227억 엔씩 각각 끌어올렸다. 창립 이래 최초로 '매출 1조 엔 클럽'에 안착하는 셈이다.

실적 반등을 이끈 핵심 엔진은 공작기계의 두뇌 역할을 하는 수치제어(NC) 장치와 서보모터 등 공장자동화 부문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증설이 잇따르면서 절삭 및 금속 가공 설비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실제 7~9월 분기 수주고는 1122억 엔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3배 폭증했다. 매출 대비 수주 잔고를 나타내는 수주출하비율(BB레시오) 역시 1.26배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북미 자동차 업계의 설비투자가 되살아나면서 산업용 로봇 판매도 탄력을 받았다.

부품 조달 병목과 가격 전가 난항 반증


그러나 장밋빛 수주 잔고 이면에는 공급망 병목이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글로벌 하드웨어 투자 확대로 인해 정작 기계 제조에 들어가는 커넥터와 차량용·산업용 반도체 부품 조달이 극도로 어려워지면서 공장 생산 속도가 밀려드는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화낙이 연간 영업이익률 23.7% 목표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지는 반도체와 커넥터 등 필수 전자 부품의 수급난을 조기에 해소하고 납기 지연을 얼마나 단축하느냐에 좌우된다. 전 세계적인 인프라 증설 열풍으로 원자재와 부품 단가가 가파르게 치솟는 상황에서 고객사 이탈을 우려해 판매 단가 인상을 망설인다면, 생산 공정의 병목 현상이 장기화하며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꺾일 공산이 크다.

시마다 요시카즈 다치바나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주요 거점의 가동률이 한계에 다다르고 공정 내 원재료와 저장품 재고가 전년 대비 13%나 줄어들 만큼 완제품 출하가 빠듯한 상태"라며 "원자재 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국면이지만 화낙은 오랜 핵심 고객사들과의 신뢰 관계를 고려해 단가 인상 반영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마진율 방어가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