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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시총 26년 만에 1조엔 붕괴…글로벌 지수 퇴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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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시총 26년 만에 1조엔 붕괴…글로벌 지수 퇴출 비상

장중 268.8엔 추락하며 시총 1조 엔 하회…1990년대 말 경영 위기 이후 26년 만
MSCI 전 세계 주가 지수 퇴출 관측 확산…PBR 0.2배로 도쿄증시 프라임 꼴찌
북미 하이브리드 라인업 부재에 중국 판매 급감…이자 비용 50% 폭증하며 3중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오토쇼 언론 공개 행사에서 차량에 부착된 닛산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오토쇼 언론 공개 행사에서 차량에 부착된 닛산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경영 재건의 험로를 걷고 있는 일본 3대 완성차 메이커 닛산자동차의 주가 추락이 멈추지 않으면서 시가총액 1조 엔선이 무너졌다.

닛케이는 23일 장 초반부터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닛산 주가가 장중 한때 268.8엔까지 주저앉아 연저점을 갈아치웠다고 보도했다. 뼈를 깎는 비용 절감에도 성장 동력을 확인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에서 방출될 위기까지 겹치며 사면초가에 몰렸다.

26년 만의 1조엔 붕괴와 지수 퇴출 경보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엔(0.3%) 떨어진 268.8엔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상장 시가총액이 1조 엔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닛산의 기업가치가 1조 엔을 밑돈 것은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취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직전인 1990년대 말 이후 약 26년 만이다.

시총 급감은 대형 악재를 불러왔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표준으로 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올컨트리 월드 인덱스에서 닛산이 제외될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MSCI는 오는 11월 12일 정기 편입·제외 종목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수에서 퇴출당할 경우 패시브 펀드의 기계적 추종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수급 악화가 가속화할 공산이 크다. 현재 닛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2배에 그쳐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 상장사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판매 절벽과 3200억엔 현금흐름 적자


공장 폐쇄와 대규모 감원을 통해 단기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으나, 정작 핵심 본업인 자동차 판매가 살아나지 못하는 점이 시장의 신뢰를 갉아먹었다. 닛산의 2026년 4~6월 글로벌 판매 대수는 70만 1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 감소했다. 지난달 말 발표된 8월 판매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7% 급감한 20만 7000대에 머물며 판매 절벽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본업에서의 부진은 극심한 현금 유출로 이어졌다. 사측은 재건 로드맵을 통해 오는 2027년 3월기(2026회계연도) 중 자동차 사업의 잉여현금흐름(FCF) 흑자 전환을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 4~6월 기간 동안 기록한 자동차 사업 잉여현금흐름은 3239억 엔의 막대한 적자를 나타냈다. 하반기 대대적인 실적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체적인 현금 창출력 회복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토요타 질주 속 M&A 결렬과 차환 반증


경쟁사들과의 체급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불안 속에서 토요타자동차와 혼다가 고연비 하이브리드(HV) 차량을 무기로 북미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반면, 북미 하이브리드 차종이 턱없이 부족한 닛산은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다른 곳에서 전혀 메우지 못했다. 지난해 혼다와의 경영 통합 논의마저 내부 반발로 백지화되면서 외부 수혈을 통한 돌파구 마련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과거 위기 때마다 늘려온 부채가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재무 부담을 옥죄고 있다. 닛산의 2026년 3월기 연간 지급이자만 1138억 엔으로 직전 해보다 50%나 폭증했다. 고금리 환경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북미와 중국 등 핵심 시장에서 신차 판매량 반등에 실패한다면, 닛산이 추진해 온 고강도 인력 감축과 공장 통폐합은 기업 외형 축소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공산이 크다.

닛산 경영진은 "단순히 눈앞의 비용을 깎아 만든 실적 지표만으로는 시장 주가를 되돌려놓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중기 경영계획을 통해 전동화 제품 라인업을 현실적으로 재편하고 주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구체적인 흑자 성장 모델을 제시해 시장의 평가를 정면으로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