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직접 지원한 후보 줄줄이 낙선
현역 의원 대신 논란의 인물 선택…공천 개입 책임론 부상
현역 의원 대신 논란의 인물 선택…공천 개입 책임론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자 자신이 직접 출마했다면 압승했을 것이라며 책임을 후보들에게 돌렸다.
그러나 주요 경합주에서 낙선한 공화당 후보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명을 받거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인물들이어서 그의 공천 선택과 선거 전략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텍사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향력 있는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 대신 부패 의혹과 사생활 논란을 겪은 후보를 지원했지만 민주당에 의석을 내줬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현역 의원이 은퇴한 뒤 그가 지원한 후임 후보가 패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까지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투표용지에 올라 있다고 생각하고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패배가 확정되자 자신은 실제 후보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에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3일(이하 현지시각)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자신이 직접 선택한 공화당 후보들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의 책임을 후보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내가 후보였다면 압승"…선거 전 발언과 달라진 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되던 3일 밤 백악관에서 참모진과 각료들과 함께 결과를 지켜봤다.
공화당의 패배가 뚜렷해지자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직접 출마한 선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내가 출마했다면 압도적으로 승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공화당 우세 지역을 직접 방문해 후보들을 지원하면서 이번 선거를 자신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연결해 왔다.
그는 관세정책과 이란 전쟁을 적극 옹호하며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가 예상보다 큰 패배로 나타나자 책임을 자신의 정책이나 선거 전략보다는 후보 개인에게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새벽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잘했다고 인정하면서 공화당 후보들의 패배 책임을 거론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사실상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만들었다가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텍사스서 현역 대신 팩스턴 지원…부패 의혹 후보 패배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선택이 가장 주목받는 지역 가운데 하나는 텍사스주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영향력 있는 현역 존 코닌 의원 대신 켄 팩스턴 후보를 지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닌 의원이 자신을 충분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팩스턴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그러나 팩스턴 후보는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에게 패배했다.
팩스턴 후보는 앞서 부패 의혹과 관련해 공화당이 주도하는 텍사스주 하원에서 탄핵소추를 당한 전력이 있었다.
공개적으로 진행된 이혼 문제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AP통신은 팩스턴 후보가 여러 논란으로 유권자들의 의구심을 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지원했다고 전했다.
결국 공화당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텍사스 상원 의석을 민주당에 내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선택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텍사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 지지했던 그레그 애벗 주지사도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후보에게 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 밤 소셜미디어에서 애벗 주지사를 '이름뿐인 공화당원'이라는 뜻의 '라이노(RINO)'라고 비난하며 패배 책임을 돌렸다.
◇사우스캐롤라이나·노스캐롤라이나서도 지원 후보 낙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공화당 달린 그레이엄 후보가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 후보에게 패했다.
달린 그레이엄은 고인이 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여동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지원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정치 경험 부족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현역 의원 사이의 갈등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뒤 은퇴를 결정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인 마이클 와틀리 후보를 지원하며 공화당의 의석 유지를 추진했다.
그러나 와틀리 후보는 민주당 로이 쿠퍼 후보에게 패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충성도를 중시하면서 공화당 현역 의원들과 갈등을 빚었고 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 후보 구성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캔자스·아이오와·오하이오도 패배…지원 유세 효과 제한
미국 중서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한 공화당 후보들이 잇따라 패배했다.
캔자스주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공화당 현역 로저 마셜 의원을 꺾었다.
아이오와주에서는 민주당 조시 투렉 후보가 공화당 애슐리 힌슨 후보에게 승리했다.
두 지역은 높은 경유 가격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던 곳이다.
오하이오주에서는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공화당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을 꺾고 2년 만에 상원에 복귀했다.
허스테드는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반복적으로 지원 유세에 나섰던 인물이다.
조지아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마이크 콜린스 후보가 민주당 현역 존 오소프 상원의원에게 패했다.
콜린스 후보는 백인 민족주의자들과의 연관성 문제와 종결되지 않은 하원 윤리조사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AP통신은 텍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조지아, 아이오와, 캔자스 등 7개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당시 모두 승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에는 같은 지역의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유세만으로 공화당 후보들의 당선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유권자 3명 중 2명 "트럼프 정책이 경제 악화"
후보 개인의 문제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도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의 전국 유권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 경제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답했다.
반면 경제 상황을 개선했다고 평가한 유권자는 약 10명 중 3명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미국 전체 또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경제에 피해를 줬다는 응답도 약 3분의 2에 달했다.
뉴저지주의 민주당 앤디 김 상원의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인 평가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투표용지에 있다고 생각해 달라고 한 전략이 실제로 작용했다면서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으로 받은 피해를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선거운동 전면에 나섰지만 높은 생활비와 이란 전쟁에 대한 불만이 공화당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 이후 자신이 직접 출마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그가 선택하고 지원했던 후보들의 연이은 패배로 공화당 내부에서 공천과 선거 전략을 둘러싼 책임론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