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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210)]제11장, 미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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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210)]제11장, 미래를 위하여

이때를 기다려온 그는 행위를 시작했다. 좌로 세 번, 우로 세 번, 가운데 세 번, 아홉 번을 거듭했다. 그리고 열 번째는 현묘한 곡신(谷神)의 저 끝을 향해 힘차게 돌진하자 아내의 비명이 달빛을 타고 문밖으로 터져나갔다.

이윽고는 강둑이 무너지듯 쏟아져 나오는 정액, 그는 즉시 거두어 회음에 보관했다.
그러기를 여러 차례, 회음에 정액이 충만해지자, 삽입한 체 아내와 서로 마주보고 앉았다. 그리고 회음에 모은 정액의 기를 의식의 힘으로 임‧독맥을 4차례 유통시킨 다음 하단전에 모아놓았다.

그러자 놀라운 현상이 일어났다.

행위를 하지 않음에도 그들은 무한의 쾌락 속에서 정수리로부터 별무리 같은 빛이 무럭무럭 솟아올라 허공에서 서로 엉키더니 무수한 신들의 빛이 찬란하게 빛났다.

무아의 쾌락에서 순백의 음양이 결합해 발산하는 황홀경 그 자체로서 만다라의 빛이었다. 그 빛들은 그들이 의식계로 돌아올 즈음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들은 황홀경에서 깨어나 포옹을 풀었다.

결혼한 후 언제나 경험한 탄트라의 저 신묘한 성도인술(性道人術)을 그들은 오늘도 완벽하게 구현해냈던 것이다.
“여보, 저 얘기 갖고 싶어요.”

차안(此岸)을 훌쩍 뛰어넘어 피안(彼岸)에 들었던 그녀는 아직은 그 쾌감의 여운이 남아도는 몸을 남편의 가슴에 묻었다. 그리고 이런 순간이면 허락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나이든 자신의 건강을 생각해서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완강하게 반대하는 남편이어서 조심스럽게 꺼낸 용기였다.

하지만 그는 일언지하에 거절하고는 말했다.

“나는 당신 하나면 족합니다. 앞으로도 무리해서 아이를 가질 생각일랑 절대로 하지 말아요. 당신이 아무리 자신이 있다고 해도 사람의 일이란 게 뜻대로 되지 않소.”

“하지만.........!”

“안 되오! 그런 말 다시는 꺼내지 말아요!”

한성민은 전에 없이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싸늘하리만치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는 남편의 어조가 섭섭한 그녀는 눈시울이 뜨거웠다. 결혼 전에는 자신의 나이를 생각해서 얘기를 갖지 말자는 남편의 제의를 고맙게 여겼었다. 하지만 신혼의 밤을 보내고 나서는 그게 아니었다. 어떡하든 남편과 자신의 사랑의 분신을 탄생시키고 싶었는데 또 다시 반대에 부닥치자 서러웠다.

“당신 울고 있군! 슬퍼하지 말아요. 당신의 마음을 내가 왜 모르겠소? 그러나 당신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가 않소!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해요, 응?”

한성민은 말하고 아내를 힘주어 껴안아 위로했다.

사실 그 역시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대를 잇는 것은 천지만물을 탄생시킨 천도(天道)를 따라야 할 인간의 마땅한 도리이기에 당연히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그로인해 아내가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음을 일찍부터 예감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차마 그 말을 해줄 수가 없어서 속내를 숨기고 모질게 반대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