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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무거운 짐 내려놓고(226)]제13장,十勝地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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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무거운 짐 내려놓고(226)]제13장,十勝地는 어디?

그렇게 가르치자 그대로 법을 행한 수련생들 중에 비록 짧은 순간일지라도 무아에 드는 찰나에 황홀한 빛을 보거나 어둠, 또는 별천의 세계를 경함했다는 입소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성민이 수련생들을 지도한 지 6개월이 지나자 소문을 듣고 찾아온 수련생들이 순식간에 백 명을 훌쩍 넘었다. 아내와 선희가 돕고 소진수 사범이 쉴 사이 없이 일해도 수련생들을 다 수용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능력이 있어 보이는 남녀 젊은이들을 몇 명 선택해 사범으로 키울 생각으로 유심히 그들을 관찰했다.
그러던 어느 날 토요일 오후 특강을 하고 나서 질문을 받을 때였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젊은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질문이 있다 하였다. 왜소한 체격에 키는 그리 크지 않으나 생김이 옹골차서 여간해서는 꺾이지 않을 자존심과 의지가 굳고 당차보였다.

그런데 이 젊은이의 질문이 엉뚱했다.

“선생님, 운명이란 무엇입니까?”

하고 큰소리로 묻는 것이 아닌가!

수련장이 쩡쩡 울리도록 목청이 높은데다 특강 내용과는 전혀 다른 질문이어서 사람들이 젊은이를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보기도 하고 소리 내 키득키득 웃기도 했다.
“그대는 운명이란 말뜻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한성민은 젊은이가 당돌하기는 해도 표정이 사뭇 진지해보여서 정색해 반문했다.

“저가 알기로는 초월적인 어떤 힘에 의해 의지와 상관없이 전개되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젊은이는 여전히 목청이 높았다.

“틀린 말은 아니네만 그대는 그 힘을 느껴보았는가?”

한성민은 젊은이가 무언가 힘든 일에 봉착해 제 의지를 펼 수 없는 한계를 느끼고 묻는 것이라 직감하고 짐짓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예,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

젊은이가 마치 상관한테 보고하는 군인처럼 씩씩하게 대답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사람들의 웃음이 한꺼번에 터져 좀 숙연하던 분위가가 순식간에 화기애애하게 바뀌었다.

“지금 느끼고 있다?”

“예! 실은.........제가 말입니다. 좋은 대학 나오고 대학원도 마치고 공부도 잘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취직이 되지 않습니다. 저 보다 공부 못한 사람도 일류기업에 다 들어가는데도 말입니다.”

이번에는 젊은이가 좀 기가 죽어서 목소리가 한풀 꺾였다. 그리고 부끄러웠던지 머리를 긁적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 모양이 순진해보여서 사람들이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이해가 되는지 딱한 표정을 지어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때 또 한 청년이 벌떡 일어나더니 그 젊은이를 친구라 지칭하고 거들고 나섰다.

“이 친구는 무언가 앞을 가로막는 힘의 존재를 운명이라 인식은 하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이해를 못합니다. 물론 저도 그렇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