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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고참 자영업자들의 한숨과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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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고참 자영업자들의 한숨과 눈물

[글로벌이코노믹=차완용기자]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재래시장의 불황은 깊어지고 있다. 지역별,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체감 경기가 바닥이라는 것이 시장 상인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과일·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최정민(56)씨는 "올 여름 내내 장마와 더위 때문에 애를 먹어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9월 들어서도 손님들의 발길이 늘지 않고 있다"며 "과일, 채소 모두 대형마트보다 훨씬 싼 값에 내놨는데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방사능 악재가 겹쳐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울상이다.
22년째 생선을 팔아온 박하심(69·여)씨는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파장으로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나마 남대문시장에서 사정이 낳은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순자(58·여)씨도 “안 돼도 어느 정도껏 안 돼야지. 하루 3~4장도 팔릴까 말까야. 재래시장 좀 살려줘”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글로벌이코노믹>는 지난 7일 추석을 맞아, 서민경제의 바로미터 격으로 명절을 앞둔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남대문 시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몇몇 상인들과 노점 아주머니가 파는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생생인터뷰’를 진행했다.

▲추석을열흘정도앞둔10일오전서울중구남대문시장청과물골목에찾는손님이없어거리가한산하다.[사진=윤나연기자]
▲추석을열흘정도앞둔10일오전서울중구남대문시장청과물골목에찾는손님이없어거리가한산하다.[사진=윤나연기자]


- 올 추석 경기는 어떠한가.

과일·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최정민씨(이하 최) : “명절은 고사하고 너무 장사가 안된다”
생선 노점을 운영하는 박하심씨(이하 박) : “개시도 못하는 날이 많아. 장사를 그만두고 싶어도 벌여놓은 게 많아서 접을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거지”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순자씨(이하 이) : ““안 돼도 어느 정도껏 안 돼야지. 하루 3~4장도 팔릴까 말까야. 재래시장 좀 살려줘”

- 그렇게 경기가 안좋으가.

최 : “말도 말어. 이제 시장은 끝이야 끝”

박 : “예전엔 여기가 좋을 때가 있었는데...”

이 : “한 5년 전 만해도 괞찮았지”

- 갑자기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최 : “이게 다 대기업들 때문이야”

박 : “그렇지. 큰 마트에서 보기좋고 들고가기 편한 물건을 죄다 팔아치우니 여기서 누가 물건을 사가”

이 : “옷도 마찮가지야. 인터넷이다 뭐다 편하고 값싸게 옷을 살수있으니 누가 여기로 발품을 팔아가면서 옷을 사러와”

- 16년 전인 IMF 때에는 어떠했나.

최 : “오히려 그때는 경기가 좋았어. 생활비를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았으니까”

박 : “맞아 맞아. 그때는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밥은 먹을 수 있었어”

이 : “그렇지. 지금은 너무 장사가 안돼. 시대가 변한거지”

- 앞으로 이곳이 다시 장사가 잘 될수 있는 방법은.

최 : “글세. 우리같이 못배운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알어. 위에 많이 배우고 높으신 양반들이 좀 방법을 찾아 줘야지”

박 :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모두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하면 이곳도 장사가 좀 되지 않을까. 우선 경기가 좋아져야 해”

이 : “그럼. 무엇보다 경기가 풀려야 뭐라도 시작해 보지”

- 마지막으로 글로벌이코노믹 독자들께 한마디 해 달라.

최 : “쑥쓰럽게 뭘 그런걸 시켜. 총각”

박 :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곳뿐 아니라 재래시장을 좀 찾아가 봤으면 좋겠어. 마트보단 못해도 이곳은 이곳 나름데로의 재미가 있어”

이 : “에휴 난 할 말 없어. 커피 잘 마셨어 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