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과일·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최정민(56)씨는 "올 여름 내내 장마와 더위 때문에 애를 먹어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9월 들어서도 손님들의 발길이 늘지 않고 있다"며 "과일, 채소 모두 대형마트보다 훨씬 싼 값에 내놨는데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방사능 악재가 겹쳐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울상이다.
그나마 남대문시장에서 사정이 낳은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순자(58·여)씨도 “안 돼도 어느 정도껏 안 돼야지. 하루 3~4장도 팔릴까 말까야. 재래시장 좀 살려줘”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글로벌이코노믹>는 지난 7일 추석을 맞아, 서민경제의 바로미터 격으로 명절을 앞둔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남대문 시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몇몇 상인들과 노점 아주머니가 파는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생생인터뷰’를 진행했다.
- 올 추석 경기는 어떠한가.
과일·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최정민씨(이하 최) : “명절은 고사하고 너무 장사가 안된다”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순자씨(이하 이) : ““안 돼도 어느 정도껏 안 돼야지. 하루 3~4장도 팔릴까 말까야. 재래시장 좀 살려줘”
- 그렇게 경기가 안좋으가.
최 : “말도 말어. 이제 시장은 끝이야 끝”
박 : “예전엔 여기가 좋을 때가 있었는데...”
이 : “한 5년 전 만해도 괞찮았지”
- 갑자기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최 : “이게 다 대기업들 때문이야”
박 : “그렇지. 큰 마트에서 보기좋고 들고가기 편한 물건을 죄다 팔아치우니 여기서 누가 물건을 사가”
이 : “옷도 마찮가지야. 인터넷이다 뭐다 편하고 값싸게 옷을 살수있으니 누가 여기로 발품을 팔아가면서 옷을 사러와”
- 16년 전인 IMF 때에는 어떠했나.
최 : “오히려 그때는 경기가 좋았어. 생활비를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았으니까”
박 : “맞아 맞아. 그때는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밥은 먹을 수 있었어”
이 : “그렇지. 지금은 너무 장사가 안돼. 시대가 변한거지”
- 앞으로 이곳이 다시 장사가 잘 될수 있는 방법은.
최 : “글세. 우리같이 못배운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알어. 위에 많이 배우고 높으신 양반들이 좀 방법을 찾아 줘야지”
박 :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모두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하면 이곳도 장사가 좀 되지 않을까. 우선 경기가 좋아져야 해”
이 : “그럼. 무엇보다 경기가 풀려야 뭐라도 시작해 보지”
- 마지막으로 글로벌이코노믹 독자들께 한마디 해 달라.
최 : “쑥쓰럽게 뭘 그런걸 시켜. 총각”
박 :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곳뿐 아니라 재래시장을 좀 찾아가 봤으면 좋겠어. 마트보단 못해도 이곳은 이곳 나름데로의 재미가 있어”
이 : “에휴 난 할 말 없어. 커피 잘 마셨어 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