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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 베이징 자금성에는 방이 몇 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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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 베이징 자금성에는 방이 몇 개 있을까


베이징의 가장 중심에는 자금성이라 불리는 고궁이 자리하고 있다. 베이징의 도로 또한 이 고궁을 한 바퀴 도는 것을 1환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다음부터 차례대로 범위를 넓혀가며 순환도로 건설해 2환에서 6환으로 부르고 있다. 현재는 7환로를 구상 중이다. 그 중 2환은 수십 년 전 허물어진 고궁의 외성을 말한다. 역사유적보호 차원에서 복원해도 시원찮을테지만 중국은 무소불위의 공산권력으로 그 곳에 외곽순환도로를 건설한 것이다.

고궁은 명나라 3대 황제 영락제( 1360.5.2.~1424.8.5.) 때인 1406년 건축을 시작해 1420년 완공했다. 명나라와 청나라를 거쳐 모두 24 명의 황제가 거주했으며, 크기는 남북으로 961 미터, 동서로 753미터이며 면적은 72만 5000 평방미터에 달한다. 건축면적은 15만 5000 평방미터이며 거의 10 미터의 적벽이 총 연장 4 킬로미터에 걸쳐 둘러쳐져 있다. 그로 인해 고궁의 성곽을 홍창이라고도 한다.

홍장 외곽으로는 외적으로부터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폭 52 미터, 6 미터 깊이의 ‘해자’가 둘러쳐 있다. 또한 과거 고궁 내에는 나무가 한 그루도 심지 않았는데, 이는 암살자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근대에 들어 관광객들을 위해 수목이 심어져 있다. 고궁은 전 세계에서 현존하는 최대의 가장 잘 보존된 목조구조 궁전으로, 198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토록 웅장하고 아름다운 고궁에는 과연 몇 개의 방이 있을까?

역사서를 통해 살펴보면 고궁에는 모두 9999.5 칸의 방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왜 굳이 9999.5 칸인가? 여기에는 건축 당시의 전설이 하나 전해진다. 건축 당시 영락제는 고궁의 방을 1만 칸으로 지으려고 계획했다.

그런데 어느 날 영락제의 꿈에 나타난 옥황상제가 “천궁이 1만 칸인데 어찌 인간세계에서 천궁을 닮으려 하느냐?” 고 호통을 쳤고, 그로 인해 영락제는 계획을 수정해 1만 칸에 0.5칸 모자라는 9999.5 칸으로 마무리 했다고 한다. 이야기는 전설일 뿐 역사적으로 검증되진 못했다.

하지만 실제 고궁의 방수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8704 칸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록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중국인들의 민족성에서 나온 이야기 일수도 있고, 건립 이후 여러 차례 발생한 화재로 인해 복원을 거치면서 방의 개수가 줄어들었다는 설도 있다.

이유가 어떠하든 어마어마한 규모와 웅장한 스케일, 황금색 기와를 올린 아름다움을 감안한다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베이징을 방문해 고궁의 외면만으로 감탄하는 것보다 고궁에 얽힌 사연과 전설 등을 미리 살펴보는 것도 행복한 관광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 정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