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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발 곡물전쟁?... 밀 수출관세로 서방에 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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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발 곡물전쟁?... 밀 수출관세로 서방에 역공

▲러시아가밀수출에15%의관세를부과하기로했다.이조치로세계곡물가격이급등할것으로우려된다.관세부과안에서명한메드베데프러시아총리./사진=뉴시스제휴
▲러시아가밀수출에15%의관세를부과하기로했다.이조치로세계곡물가격이급등할것으로우려된다.관세부과안에서명한메드베데프러시아총리./사진=뉴시스제휴
러시아가 내년 2월부터 외국으로 나가는 밀에 15%의 수출 관세를 부과한다. 루블화 폭락으로 야기되고 있는 식량 부족 사태를 막아보자는 것이다. 러시아의 이 같은 수출관세 부과가 국제 곡물가격 폭등의 신호탄이 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출관세 부과안에 서명했다. 이15%의 수출 관세는 옛 소비에트연방 국가들의 모임인 CIS(독립국가연합) 소속 국가들의 영토 밖으로 수출되는 모든 밀에 적용된다. 수입품에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나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수출 관세 부과는 스스로 수출을 저지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는 잘 구사하지 않는다. 다만 이번 러시아의 밀처럼 자국 상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 내국인의 소비에 위협을 주는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발동된다.

루블화가 폭락하기 시작하면서 러시아의 밀 생산농가와 무역상들은 돈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루블화 거래보다는 달러화와 유로화 등 외국 돈으로 받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가하면 외국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바람에 러시아 국내에서는 밀 공급부족과 밀 가격 폭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러시아의 수출 관세 부과는 바로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출 관세가 오르면 그 관세만큼 가격이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물량 부족을 우려한 심리적 동요까지 겹쳐 가격을 더욱 끌어올리게 될 소지가 많다.

마침 이 날이 크리스마스 연휴로 시카고 곡물시장 등이 휴장 중이어서 특이한 시세가 형성되지는 않았으나 선물 지수 등에는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 내주 곡물시장이 개장하면 상당한 동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출관세 부과는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러시아가 밀의 가격을 올림으로써 서방의 경제 제재에 역공을 취하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깁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