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인 학부모의 '신뢰' 얻으며 그룹 외형 쑤욱~쑥~

장 회장은 처음엔 배추장사로 나섰다. 배추의 물동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옥상에서 하루 물량을 파악한 뒤 배추를 팔고자 하는 사람이 많을 경우에는 늦게 배추를 매입하고, 배추가 모자란다는 판단이 들면 서둘러 배추를 매입했다.
배추장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그는 10억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었다. 배추장사를 하면서 '고객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터득했는데, 이는 훗날 교원그룹의 전신인 중앙교육연구원을 설립한 후 큰 밑천이 되었다.
장평순 회장은 돈이 모이자 다시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실패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출판사로 들어가 영업전선에서 뛰었다. 과거 배추장사 하던 시절의 노하우 덕택에 1년 만에 영업사원 최고의 실적을 올렸고 영업본부장이 되었다.
'왜?'라는 물음은 화두가 되었다. 사업할 때마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혁신가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보통사람들은 그저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도 그에게는 탐구대상이었다.
'왜?'에서 출발한 그가 선보인 학습지도 기존의 것과는 달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제와 해설, 요점 정리 등이 한꺼번에 들어 있는 학습지로 승부수를 띄웠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게 '전집 관리 서비스'다.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위인전이나 전집을 사주지만 대개 몇 권 읽고 나면 그대로 방치해두기 일쑤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장평순 회장은 빨간펜 선생님에게 가정을 방문해 아이의 전집 독서를 지도·관리해주도록 했다. 전집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물론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커졌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교원그룹의 장평순 회장. 지난 2008년 '교원그룹 비전2015'에서 밝힌 연매출 3조원, 고객 1000만명 달성은 불가능해보이지만 그룹 외형은 해마다 쑥쑥 자라고 있다. 교육, 생활가전, 리조트 사업으로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장평순 회장이 써나갈 마지막 자서전이 궁금하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