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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美서 TPP·엔저 업은 日의 역습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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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美서 TPP·엔저 업은 日의 역습 주의”

[글로벌이코노믹 김양혁 기자]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코트라(KOTRA)는 최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이후 한·일 대미 수출 전망’ 보고서를 통해 TPP와 엔화 약세를 디딤돌 삼아 미국 시장에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역습에 대비해야 한다고 28일 밝혔다.
코트라가 최근 한국과 일본의 대미 수출 산업의 경쟁구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기계, 전기기기 등 경합도가 높은 분야일수록 일본 제품의 경쟁력이 더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표 이후 미국 시장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전해온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선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울러 TPP 체결로 일본 제품에 대한 관세가 인하 혹은 철폐될 경우, 일본 기업들의 수출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현재 일본의 대미 수출품 중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품목의 비중은 58%로, 이미 엔저로 득을 보고 있는 일본이 TPP로 인한 관세 효과까지 누리게 되면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코트라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는 TPP와 엔저의 이중고가 겹치며 국내 기업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코트라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 하기 위해서는 현지 완성차 기업과의 미국 시장 동반진출 전략을 모색하거나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제고하는 등 중장기적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계류의 경우,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분야로 TPP가 체결되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더욱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내 산업 및 지역별 수요를 토대로 맞춤형 수출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의 강세가 뚜렷한 전자·가전 분야에서는 무관세 품목이 많아 TPP 영향이 제한적이나, 프리미엄 가전에서 일본제품과 경쟁이 치열해질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브랜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 및 생산효율화 전략을 추진하는 등 일본 기업들의 가격인하 움직임에 대비해야 한다.

이밖에도 철강 및 철강제품의 경우 일본과의 경합도가 낮아 TPP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반덤핑 제소 문제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에서는 유가하락과 수요 감소로 시장 자체가 어려운 만큼, 경쟁보다는 협업으로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한편, 섬유산업은 주력 수출상품이 겹치지 않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상훈 코트라 선진시장팀장은 “TPP 체결 이후 미국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에 대비해 산업별 대응, 고부가가치 전략, FTA 활용도 제고, 신규시장 발굴 등 민·관 공동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곧 타결될 협상내용과 중국의 참가여부에 따라 우리도 TPP 가입 시기를 조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혁 기자 myvvvv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