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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평창올림픽, ‘배려와 공공의 예절’도 금메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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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평창올림픽, ‘배려와 공공의 예절’도 금메달을...

뉴미디어부 라영철 부장(모빌리티 팀장)
뉴미디어부 라영철 부장(모빌리티 팀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일이 드디어 한 자릿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전 세계 이목이 대한민국에 쏠릴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며 벅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새삼 8년 전 기자가 취재 차 방문했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상황이 떠오른다. 수 만발의 폭죽이 터지고, 거대한 돛 모양의 구조물, 무용수들의 공중군무 등 개막식 하이라이트가 인상적이었다.
당시 중국 광저우시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사회 인프라 개선과 신설에 2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었다.

특히 최초로 강변에서 열린 수상 개·폐회식을 위해서는 3억 7천 위안(한화 약 660억 원)을 투입했다. 그만큼 세계에 중국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알리려 안간힘을 다했다.

그러나 기자에게는 화려하기 그지없는 개막식보다는 광저우 시민이 보여준 무질서와 무례함이 더 각인됐다. 멋진 고층 빌딩이 많은 광저우시였지만, 거리에서 시민의 질서 지키기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다.

남을 밀치거나 부딪치며 걷는 사람들도 많았다. 영어는커녕 중국어만 소통되는 현지 식당을 배회하다 결국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운 적도 있다.

개막일 행사장 주변 일대는 쓰레기 더미와 잡상인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중국인 특유의 호탕함으로 봐주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천박하고 무례한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곳곳에서 남들이 듣거나 말거나 큰소리를 지르며 대화했다. 남을 밀치고 걷는 사람도 많았다. 통제에도 불구하고 잡상인들의 호객행위는 혼잡한 보행로를 더욱 혼잡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들고 있던 음식물이 다른 사람의 옷에 묻어 더렵혀졌는데도 그냥 지나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개막식 종료 후 중국 현지 언론들도 무질서를 지적할 정도였다.

그렇다고 모든 중국인이 무지하고 무례하며, 무질서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8년 전 기자가 직접 겪은 상황이지만, 당시 광저우 시민의 무질서함과 무례함에서 ‘그래도 된다’는 생각과 행동이 몸에 밴듯함을 느꼈다.

아무리 경제발전을 자랑한들 국민이 예의와 염치없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국민의 인격이 낮다’는 비판과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대회 운영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곳곳에서 드러냈다. 대회 개막을 닷새 앞두고도 AD카드가 발급되지 않아서 선수와 임원들이 애를 태우기도 했다.

하루 1회로 끝나면 될 안전 검사는 경기장과 MMC, 선수촌 등을 드나들 때마다 실시해 관계자들의 불만을 샀다.

50만 명의 자원봉사자 중 영어 능숙자와 대회 전반을 잘 아는 자원봉사자들이 드물어 풍부한 인적 자원에 비해 내실은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자 이제는 우리 차례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국민의 교육과 교양수준도 높다는 평가다. 특히 우리의 한류와 전통문화는 국가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할 만큼 세계인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이다.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공공의 예절을 갖춘다면 대한민국은 금메달 중의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8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보다 내실 있는 평창대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라영철 기자 lycl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