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KT 아현지사 화재 후폭풍…경영진 짓누르는 3가지 부담

글로벌이코노믹

ICT

공유
0

KT 아현지사 화재 후폭풍…경영진 짓누르는 3가지 부담

국가기간망사 브랜드 치명타·4분기 수익 악화·조직 동요
KT노조 "아현국사 분산배치, 백업체계 구축 등 최소한 통신 공공성 외면
완전 복구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짐작조차 힘든 상황" 등 지적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 KT 건물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KT건물 지하통신구 화재로 인해 서울도심 곳곳에 통신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 KT 건물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KT건물 지하통신구 화재로 인해 서울도심 곳곳에 통신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표진수 기자] KT가 아현 국사 화재에 따른 통신대란의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 13분 발생한 지하 통신구 화재로 인한 피해 지역은 서울 서대문·마포·용산·은평·중구 일대다. 이동전화와 유선전화가 불통됐고,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져 카드결제 단말기 또한 작동하지 않았다. 완전복구까지는 1주일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른 부담감때문이었을까. KT는 26일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로 인한 통신장애를 조속히 복구하기 위해 오는 29일 예정된 5G 기자 간담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이 자리에서는 5G 상용화 준비 현황과 향후 사업전략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화재사고에 따른 고객 불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공식 피해 배상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간담회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후폭풍은 거세다.

무엇보다도 국가기간망 관할 통신사로서의 KT 위상과 신뢰성이 크게 실추된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유형의 비용 손실보다도 더큰 손실일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이런 피해와 두려움을 시민들에게 가져다 준 적은 일찍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객들에 대한 보상 및 배상문제도 숙제로 남아 있다. 통신대란에 따른 피해 보상 및 배상 비용으로 4분기 수익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T는 통신구 화재 다음날인 25일 "이번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유·무선 가입고객에게 1개월 요금을 감면하기로 했다"며 "1개월 감면 금액 기준은 직전 3개월 평균 사용요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화재발생 당일 및 유무선 전화 및 카드결제 장애로 인해 장사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의 2차 피해까지 배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카드단말기 먹통으로 영업손실을 보거나 휴업을 하는 등 2차 피해를 본 중소상인들에 대한 배상 방법을 둘러싼 길고 지루한 배상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단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는 것도 부담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피해를 본 국민이 실질적으로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약속하면서 KT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따른 4분기 경영 실적 부진 가능성은 5G통신서비스 추가 투자를 앞두고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통신대란 여파로 KT의 4분기 영업이익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KT의 4분기 영업이익을 2503억원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피해 보상액(약 320억)을 반영할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다른 부담은 KT아현 지사 화재로 인한 조직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KT 새노조 측은 25일 성명서를 통해 경영진을 성토하고 나섰다. 성명서는 "이번 화재가 발생한 KT 아현지사는 분산배치, 백업체계 구축 등 최소한의 통신 공공성마저 외면한 경영진의 무책임성으로 인해 완전 복구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짐작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하는 등 경영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KT경영진은 대외적으로 고객들을 다독여야 하는 것은 물론 조직의 안정성까지도 지켜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후폭풍은 KT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세계최초의 5G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28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기술력을 과시하려던 SK텔레콤은 KT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행사를 연기했고, LG유플러스도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g-enews.com,@· 표진수 기자 vyv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