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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中 광둥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9.7조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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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中 광둥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9.7조원 투입

지난 8월 주하이시와 자금지원·협력계약...2020년 기공식
자체 용도·위탁생산까지···로봇·자율주행차 등 산업용 생산
샤프반도체 경험 활용···“대규모 투자·인력 문제 해결돼야”
주하이, 투자금 대부분 지원···8K TV·이미지센서 칩등 생산

폭스콘이 주강 삼각주에 있는 주해시와 손잡고 반도체 공장을 만든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가 2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선전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 홍콩을 정점으로 선전, 광저우, 주하이, 마카오는 주강(珠江)삼각주 경제권을 형성한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폭스콘이 주강 삼각주에 있는 주해시와 손잡고 반도체 공장을 만든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가 2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선전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 홍콩을 정점으로 선전, 광저우, 주하이, 마카오는 주강(珠江)삼각주 경제권을 형성한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아이폰 조립 생산업체로 유명한 타이완 폭스콘이 중국 현지에 600위안(약 90억달러·9조7608억원)를 투입하는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가 21일 보도했다. 오는 2020년 공장건설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굴기를 포함한 중국정부의 중국 제조2025(中國製造 2025, Made in China 2025)계획과 미·중 무역분쟁 격화 와중에서 나온 소식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10%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보도는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 중국 최고의 첨단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될 이 사업 투자금 대부분을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소재 주하이(珠海)시가 지원한다고 전했다.
◆폭스콘이 세우려는 반도체 공장 계획은?

보도에 따르면 폭스콘은 이미 지난 8월 주하이시 당국과 투자 조건을 정하지 않은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르면 폭스콘은 지난 2016년 인수한 샤프, 그리고 주하이 시 당국과 함께 합작회사를 만들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공장 건설은 2020년에 시작된다. 샤프는 폭스콘 자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반도체 제조 경험을 가진 회사다. 샤프는 지난 2010년 세계 금융위기 때 반도체 기술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소식통은 폭스콘이 이 계획에 따라 세계 반도체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에 오른 TSMC같은 반도체산업 분야의 선도적 회사를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반도체 공장은 폭스콘이 필요로 하는 자체 용도의 반도체 생산은 물론 타이완 TSMC·미국 글로벌파운드리·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중국 SMI같은 업체들처럼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들의 위탁을 받아 칩을 생산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 반도체 공장은 초고해상도 8K TV와 카메라 이미지 센서용 칩셋, 그리고 다양한 산업용 및 관련 센서칩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목표는 주하이 반도체 공장을 300mm팹으로 확대해 더욱더 앞선 로봇 및 자율주행차량용 반도체 생산공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폭스콘 미·중 정부에 양다리···반도체에 눈 돌리는 이유는?

폭스콘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둔화를 보이는 데 따른 애플제품 조립에 의존한 매출 의존성을 줄이려 하고 있다. 테리궈 폭스콘 회장은 엄청나게 박한 이윤을 보이는 전자제품 조립생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반도체 생산쪽으로 사업무게를 옮길 수 있기를 열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은 현재 자사 연간 매출 4.7조대만달러(1526억5000만달러,약 172조원)의 절반을 애플 제품 조립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테리궈 회장이 이끄는 폭스콘은 수년간 반도체 분야에 진출하려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도체 업계에서 미미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폭스콘이 올해 대규모 지분을 확보한 반도체 장비업체 마케테크인터내셔널 등 4개 반도체 관련 계열사 매출은 주력 전자제품 조립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이들을 모두 합치면 386억대만달러(12억5000만달러,1조4112억원), 수익은 19억8000만대만달러(약 724억원)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사진 중앙 왼쪽)이 지난 6월28일 마운드 플레즌트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을 테리궈 폭스콘 회장(중앙 오른쪽), 손정의 소프크뱅크회장(맨 오른쪽)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사진 중앙 왼쪽)이 지난 6월28일 마운드 플레즌트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을 테리궈 폭스콘 회장(중앙 오른쪽), 손정의 소프크뱅크회장(맨 오른쪽)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28일 위스콘신주 마운트 플레즌트에 설립될 예정인 폭스콘 공장모델을 둘러보고 있다. 맨 오른쪽이 테리 궈 폭스콘 회장(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28일 위스콘신주 마운트 플레즌트에 설립될 예정인 폭스콘 공장모델을 둘러보고 있다. 맨 오른쪽이 테리 궈 폭스콘 회장(사진=AP,뉴시스)


한편 폭스콘의 주하이 프로젝트는 이 회사가 미국 위스콘신주에 100억달러(약 11조2450억원)의 LCD패널공장을 설립하겠다는 투자계획에 이어 나왔다. 테리 궈 폭스콘 설립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두 정부 사이에서 섬세한 경로를 밟아야 했다.

테리궈는 회장은 미·중 두나라 정부로부터 동시에 주요한 투자 지원을 받기위해 동시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총선에서 폭스콘에 약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의 세금 감면 및 기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준 위스콘신 주지사가 낙선하면서 이 지역 투자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정부, 미국과 무역분쟁 속 강대강 첨단 기술 경쟁 지속

이 투자는 중국정부가 최첨단 기술을 장악하고 미국에 의해 ‘도발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중국제조2025(Made In China 2025)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하지만 중국은 이 첨단기술을 가동하는 첨단 반도체 산업을 자족하겠다는 야심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경쟁력있는 반도체 산업을 구축하기 위해 중앙 및 지방정부가 자금을 쏟아부어 왔다. 반도체 생산은 미국과 중국 정부 양측에 모두 국가안보 및 경제력의 핵심이자 기술충돌의 핵심 전쟁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하이시가 반도체 공장을 만들기 위해 폭스콘을 지원해 엄청난 보조금을 퍼붓는 것은 미국정부로 하여금 공정한 무역관행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게 만들 수 있다.

이번 주 미국정부는 중국정부와 연관된 중국인들이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민감한 기술과 미정부 정보를 훔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긴장관계가 더욱더 고조됐다. 중국정부는 이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미국정부는 최근 자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현지에서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한 이후 미국기술을 중국 푸지안진화집적회로(FJIC)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미국정부는 중국정부가 지원하는 메모리칩 신생 기업과 중국의 타이완 측 기술 파트너 UM(United Microelectronics)에도 경제 스파이 혐의를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하이시와 폭스콘 반도체 프로젝트의 최대 걸림돌인 자금이 해결되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그리 간단치 않다.

시장관측통들은 반도체산업 진입에는 엄청난 자본이 들며 수만명의 반도체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크 리 번스타인리서치 분석가는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려면 축적된 경험이 필요하다. 폭스콘 같은 신규 진입업체가 하룻밤 새 칩 제조 사업에 발들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폭스콘이 많은 반도체 기술자를 단기간에 채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600억위안의 이 프로젝트에 단계적으로 자금이 투입된다. 하지만 이 소식통은 주하이 반도체 프로젝트가 여전히 정치적 문제로 인해 변경되거나 지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