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어머니도 이명희씨도 두 딸 조현아, 현민 자매 못지 않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고 할 수 있다. 행태들이 비슷하다. 폭언은 예사고, 물건도 집어 던진다. 그 옆에 무서워서 갈 수 있겠는가. 이번에 공개된 녹취록을 들어보면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재벌가 망신은 한진가 딸들이 시키는 것 같다.
KBS가 공개한 영상에서 조현아로 추정되는 사람이 “죽어, 죽어, 죽어, 죽어버려”하며 고함을 치고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앞서 박씨는 조현아가 목을 조르고, 태블릿PC를 집어던지는 등 자신을 수차례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과 사진 등을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서울대 의대 출신 박씨는 서울 강남에서 잘 나가는 유명 성형외과 원장으로 명성을 쌓았다. 또 박씨의 부친과 형 또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 서울대 의대 집안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조현아 가문(家門)한테는 수모를 당했다. 이른바 상류층이라는 의사도 재벌가 앞에서는 ‘평민’에 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박 씨 측 변호인은 “(조현아는) 집안에서 박씨와 아이들, 가사도우미 등을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하인처럼 대했다”면서 “병원의사로서 얼마나 버냐면서 모욕하고, 분노가 극에 달하면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하며 얼굴에 물을 끼얹는 등 정상인으로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폭력과 학대, 모욕 등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화가 난 조현아에 의해 집에서 ‘내 집이니까 나가’라며 쫓겨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고, 심지어 속옷 바람으로 쫓아내 밤새 들어오지도 못하게 한 적도 있다고 한다. 박씨가 이처럼 인간 이하의 수모를 겪으면서도 참았던 것은 아이들 때문이라고 했다. 비록 박씨의 주장이긴 하지만 충분히 그림이 그려지는 대목이다.
조현아 측은 이 같은 박씨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녹취록 등 증거 자료를 종합해 볼 때 사실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아내에게 맞지 않아 행복하다는 한 남편의 조롱성 댓글도 올라왔다. 아내, 엄마로서 조현아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란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