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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vs 택시업계 해결방안 두고 네이버·다음 창업주 ‘설전’ 일단 수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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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vs 택시업계 해결방안 두고 네이버·다음 창업주 ‘설전’ 일단 수면 아래로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투자 없이 날로 먹으러 들면 안돼” 정면 비판
이재웅 쏘카 대표 “면허 매입 포함 여러 방안 모색하자는 의미” 반박


네이버 공동창업주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와 다음 창업주 이재웅 쏘카 대표가 벌인 온라인 설전은 과연 몇 라운드에서 끝날까?

택시업계와 승합차 공유서비스 '타다'간 갈등의 해법을 두고 두 창업주가 벌인 온라인 설전은 27일 나흘 만에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설전의 원인이 된 갈등 자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언제든지 온라인 설전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온라인 설전은 김 대표가 지난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에 택시업계와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 간 갈등 해결방안으로 타다의 ‘택시 면허 구입’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법과 제도를 바꾸어서 어떤 형태의 미래 지향적 차량 공유 서비스이던 모두 허용하는데 그 서비스를 하려는 기업은 자기가 수행할 양만큼의 면허를 매입하게 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라고 제안했다.

사흘 뒤인 26일 이 대표가 반박의 글을 올렸다.이 대표는 "면허 매각 후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우리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논의 없이 개인 택시 면허만 사주면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건 너무 한쪽 면만 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27일 재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개인택시 면허 제도가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이러하면 현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면서"4차 산업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날로 먹으러 들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표는 "서민은 돈 내고 면허권 사고 차량 구입도 해야 하는데 대기업이나 외국계는 그냥 앱 하나 만들어서 영업하면 되는가"라면서 "택시 등 모빌리티 서비스업에 진입하려는 기업들 역시 개인 택시업자가 투자하는 금액만큼의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타다가 1000대이고 개인택시가 1000대이면 타다는 면허권을 안 사서 1000억 원을 덜 투자한 상태로 경쟁하는 것”이라며 “개인택시도 1000명이 1000억 원 투자 안 했으면 더 싸게 운행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글을 오독하셨다'는 댓글로 반박했다. 이 대표는 "타다 측이 면허를 사거나 분담금을 내는 방식으로 개인택시 기사의 생계 대책이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업계뿐만 아니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 안전이나 편익, 고령 운전자의 은퇴·보상 등을 복합적으로 살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입을 포함한 여러 방법을 논의하자는 얘기였는데 이렇게 욕할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댓글에 김대표는 "(이 대표가) 말씀하신 복합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면허 문제"라면서 "6500만원이면 살 수도 있다 어쩌고 하다가 진짜로 면허 구입 문제가 호응을 얻어가니까 갑자기 면허 구입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하면 아무런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재반박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댓글과 내용을 언론으로 전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온라인 설전에서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나흘간의 온라인 설전은 끝이 나는 모양새가 됐지만 현안을 보는 눈과 하는 사업이 달라도 한참 다른 두 창업주의 설전은 수면 아래로만 가라앉았다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이 대표가 있는 쏘카는 타다를 운영중인 VCNC의 모회사이다. 베어베터는 김 대표가 지난 2015년에 설립한 사회적기업으로, 장애인 직원을 고용해 이들의 자립을 돕는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다. 공유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기업과 상생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 대표간의 시각차라면 지나칠까?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