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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경영' 꼬리표 이재광 주택도시보증 사장, 이번엔 퇴직임원용 대학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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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경영' 꼬리표 이재광 주택도시보증 사장, 이번엔 퇴직임원용 대학 만들기?

작년 연말부터 대학설립 마스터플랜 용역 진행 중...4월 총선용 행보 추측에 "전혀 무관" 펄쩍
"내부 교육기관 없어 신설 취지" 해명에 업계 "자체 대학 필요할 정도 아니다" 비판 목소리
"낙하산 인사 교수진 채용 통로 활용" 의혹 눈길...지인 채용비리 구설수 따른 불신감 반영

2019년 10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주택도시보증공사 국정감사에서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10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주택도시보증공사 국정감사에서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해 연말 임직원 교육을 위한 사내대학 설립 계획을 외부기관에 의뢰해 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회사 퇴직임원이나 증권계 인사의 '교수진 일자리 마련 용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증권사 출신으로 지난 2018년 3월 주택도시보증 사장으로 취임한 이재광 사장이 지난해 공사 내 주택도시금융연구원에 새로운 개방형 계약직 직책을 만들어 증권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지인을 채용해 공사 노조가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한 바 있어 이번 사내대학 설립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5일 주택도시보증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은 지난해 11월 '대학 설립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공고를 내고 같은 해 12월 용역계약을 체결해 현재 용역을 진행 중이다.

공사의 이같은 사내대학 설립 움직임에 초기엔 오는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부산을 비롯한 일부 도시를 대학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정부여당을 의식한 주택도시보증의 총선용 행보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주택도시보증 측은 대학 설립 추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후보지 관련 총선용 행보라는 소문에는 펄쩍 뛰었다. 공사 측은 후보지를 검토한 바 없고 4월 총선과 용역 완료시점도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더욱이 대학 설립 추진을 지방자치단체나 국회의원과도 소통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 사내에 연수원이나 인재개발원 등 교육기관이 전혀 없어서 교육과 연구기능을 결합한 기관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일 뿐"이라며 "아직 정원 수나 교수진 규모, 교육과정, 대학형태 등 정해진 것은 없다"고 외부의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다른 한켠에서는 주택도시보증의 사내대학이 회사 퇴직임원이나 증권계 인사를 교수진으로 들이기 위한 '낙하산 인사 일자리용' 사업이라는 주장이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다.

부동산학계 한 교수는 "주택보증 업무가 일종의 보험업무의 성격을 갖고 있고 상품개발 등을 위해 전문성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자체 대학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한 뒤 "우리나라 공기업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자체 대학이 필요치 않은 공기업이 주택도시보증뿐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주택도시보증이 굳이 대학 설립을 추진한다면 이는 교수진 채용을 또 하나의 낙하산 인사 통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어 비판했다.

이 관계자의 말은 지난 2018년 3월 사장 취임 전까지 서울 소재 대학 금융학부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던 이재광 사장을 포함해 주택도시보증 임원들이 퇴임 뒤 (사내대학) 교수진으로 다시 들어오거나 자신들의 지인을 '낙하산 교수'로 앉힐 수(선임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같은 외부의 우려 섞인 지적은 증권사 출신의 이재광 사장이 지난해 산하기관인 주택도시금융연구원에 증권사 지인을 채용했다는 노조의 의혹 제기 사례에서 비롯된 주택도시보증 경영진 불신과 맞닿아 있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장은 여야 의원들로부터 호화 관사, 관용차 개조 등 각종 방만경영 사례를 질타받았다. 당시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은 "(이재광 사장의 각종 방만경영이) 수사도 받아야 하는 수준"이라고 강도높게 질책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조차 "지난해(2018년)에도 비슷한 지적을 했는데 달라지는 게 없다"며 이 사장을 책망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러 방만경영 전례가 있는 이재광 사장이 대학 설립을 추진한다면 안팍에서 그 의도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