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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여파 세계 금융시장 ‘패닉’…1987년 이후 최대 폭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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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여파 세계 금융시장 ‘패닉’…1987년 이후 최대 폭 추락

현지시간 12일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하자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상황을 주시하며 연락을 취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현지시간 12일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하자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상황을 주시하며 연락을 취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인한 경제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 영국증시는 12일(현지시간) 사상 최대의 하락 폭을 기록했으며 도쿄증시 역시 약세를 이어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감염확산에 대한 대책으로 영국 등을 제외한 유럽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을 금지함에 따라 경제활동이 더욱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이 커지면서 매도 주문이 잇따랐다.

13일 오전 도쿄 주식시장에서는 닛케이 평균이 한때 1만7,000엔 밑으로 떨어졌다. 그 이후도 하락이 멈추지 않으면서 하락 폭이 한때 1500엔 이상에 이르렀다. 런던증시는 ‘FTSE 100’ 종합주가지수가 전날 종가보다 639.04포인트(10.9%) 떨어진 5,237.48로 2011년 11월 이후 약 8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장을 마쳤다. 이 또한 1987년10월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였다.

뉴욕에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주가와 ‘S&P500종’도 사상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고 하락률도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였다. 개장 초부터 주가가 급락하면서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9일에 이어 발동돼 거래가 15분간 정지됐다. 그러나 거래 재개 후에도 유럽시장의 하락으로 주가는 계속 내렸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352.60달러(10%) 하락한 2만1200.62달러, S&P500은 전날보다 9.5%, 첨단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4% 떨어졌다.

런던에서는 ‘FTSE 100’의 하락으로 약 1,600억 파운드( 약 21조 6000억엔)의 자산이 시장에서 증발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주가지수가 12% 이상 떨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융완화책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금융사이트 M의 수석 애널리스트 닐 윌슨은 “시장은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경계감을 나타내며 “일시적으로라도 경제가 완전히 멈추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대륙으로부터의 입국 일시 중단을 발표함으로써 특히 항공사들의 주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미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20% 이상 급락했으며 영국에서는 브리티시 에어웨이즈(BA)를 산하에 둔 인터내셔널 에어라인즈그룹(IAG)이 15%, 저가항공 TUI 에어웨이즈는 17% 하락했다. 유가도 떨어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8% 하락한 배럴당 약 33달러가 됐다.

미국 금융회사인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은 “향후 경기축소는 며칠 전 전망치보다 더 깊고 더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하며 “항공과 호텔업계는 자유낙하 상태에 있어 더튼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의해 세계 경제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 유럽과 미국의 3대 중앙은행이 하나가 되어 금리 인하를 무기로 대항 했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다. 주가는 계속 떨어져 ‘FTSE 100’의 하락 폭은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하루가 됐다. 투자자는 이런 상황에 겁을 먹으면서 관망세로 돌아섰다. 지난 열흘간 시중은행들은 주가 저지에 최선을 다해 왔다.

한편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겁을 먹은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대륙과 미국 사이의 교류를 거의 전면 중단시킨 그 자체만으로도 큰 요인이지만 무엇보다 그 결정방식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였다. 각 부처와의 협의도 없이 TV연설에 나선 트럼프는 어느 때보다 불안한 표정이었다. 마치 마침내 자신도 바이러스로 ‘패닉’에 빠진 모습이었다.

트럼프의 유럽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입국제한 조치에는 또 다른 혼란도 있었다. 트럼프는 당초 입국 금지는 화물 편도 대상이라고 했으나 곧 대상이 아니라고 스스로 정정했다. 하지만 국제화물의 상당 부분은 여객기가 나른다. 만약 여객기가 뜨지 않으면 화물량도 많이 줄어든다. 그러면 대서양 양쪽에서 수출업자도 제조업체도 대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