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온라인 효도 쇼핑, 새로운 효(孝) 문화 정착시킬까

공유
0

온라인 효도 쇼핑, 새로운 효(孝) 문화 정착시킬까

3050세대, 온라인 쇼핑 서툰 부모 대신 나서

온라인 쇼핑에 서툰 부모를 위해 자녀들이 대신 장을 보는 '효도 쇼핑'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온라인 쇼핑에 서툰 부모를 위해 자녀들이 대신 장을 보는 '효도 쇼핑'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효도 쇼핑’이 하나의 쇼핑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으로 장을 보려는 수요가 높아졌지만, 온라인 쇼핑에 서툰 노년층은 식자재와 생필품·마스크 등을 사려면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를 염려한 자녀들이 부모 대신 온라인 장보기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의 매출 통계에 따르면 2월 온라인 몰에서 보양식 재료와 건강 관련 식품의 매출이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건강을 챙기려는 심리가 높아진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기간 배송지를 일시적으로 변경해 주문한 건수가 지난해 대비 13%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배송지 변경 주문 건수는 전주 대비 58% 이상 증가했다.

롯데마트 몰에서는 2월 한 달 기존 배송지에서 타지역으로 주소지를 변경 주문한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65.9% 상승했다. 롯데닷컴의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20.7%, 이마트 몰은 100% 올랐다.

최근 홈플러스 온라인 몰에는 ‘부모님 대신 장보기’라는 카테고리가 개설됐다. 이는 부모 집과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신선한 상품을 엄선해 빠르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배송지를 부모의 자택 주소로 변경하고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후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지정해 주문하면 된다. 오프라인에 매장에는 ‘온라인 몰에서 주소지 변경을 쉽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이 조치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고객 유입량이 주는 데 대한 위기 타개책으로 마련됐다. 회사 관계자는 19일 “온라인으로 배송할 때 주소를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이 원래 있다. 이를 캠페인을 통해 홍보하면 생필품 공급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행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농협 하나로유통은 농협 몰에 ‘부모님 장 봐드리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전국 유통·배송망을 활용해 농촌 마을 구석구석까지 빠른 배송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갖췄다. 오는 5월 가정의 달 프로모션 기간에는 ‘부모님께 효 선물 보내기’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효도 쇼핑을 누리는 이들의 만족도는 높다. 전남 순천에 거주하는 안 모 씨(60대, 남)는 요즘 서울에 사는 아들이 보내준 마스크와 생필품을 받는다. 그는 “이번 설에도 아들을 못 봤는데 이렇게라도 큰 선물을 받는 기분이다”라고 위안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자취하는 이미래(30세, 여) 씨는 “배송지를 아예 고향 집으로 바꿔놓고 쇼핑한다. 생필품을 주로 산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효 문화에 대한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진 것 같아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관련 행사가 계속 증가하고 정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