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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티브로드’ 합병 출범 …통신업계 향후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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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티브로드’ 합병 출범 …통신업계 향후 시나리오는?

KT·LG유플러스·SKT계열 빅3체제로 재편…결국 IPTV가 시장 주도
현대HCN 인수전 통신 3사 참여 가능성 높아... 다지기냐 역전이냐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법인이 지난달 30일 새롭게 출범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법인이 지난달 30일 새롭게 출범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t-broad)의 합병 법인이 지난달 30일 새롭게 출범했다. 이로써 KT·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에 이어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 3사 계열의 '빅3' 체제로 재편됐다.

새 법인은 향후 매물로 나온 현대HCN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그러나 통신 3사의 현대HCN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당분간 새 법인이 IPTV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전략에 집중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더 이상 덩치키우기 전략 자체만으로 변화하는 미디어시장 내 차별화된 경쟁우위 확보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와의 합병으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기존 13%에서 24.03%로 확대했다. 합병법인의 벨류에이션(가치평가)은 SK브로드밴드 3조6000억 원, 티브로드 1조3000억 원으로 약 5조 원이다. 유료방송 가입자 821만 명,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648만 명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올해 매출 4조 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합병 전 SK브로드밴드는 IPTV 사업 주도의 양호한 외형성장과 수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8000억 원과 영업현금흐름(OCF)의 개선세를 보였다. 티브로드도 우수한 영업 수익성을 토대로 2016년부터 2018년 연결기준 1800억~1900억 원의 EBITDA를 안정적으로 창출했다. 2016 년부터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매우 우수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티브로드의 우량한 재무구조, 규모의 경제효과를 통한 합병법인의 이익창출력 개선 전망 등을 감안하면 차입금커버리지 등 주요 재무지표 와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은 합병이전 대비 개선된 수준에서 유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어린이가 SK텔레콤의 귀여운 동물을 증강현실(AR)로 언제든지 만나볼 수 있는 'Jump AR'를 체험하고 있다.사진=SK브로드밴드이미지 확대보기
한 어린이가 SK텔레콤의 귀여운 동물을 증강현실(AR)로 언제든지 만나볼 수 있는 'Jump AR'를 체험하고 있다.사진=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유료방송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와 다양한 미디어 플레이어와의 협력 확대로 경쟁력을 극대화하고자 합병을 추진했다”며 “국내 미디어 산업 전반에 혁신을 촉진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은 "IPTV 서비스 경쟁력 제고는 물론, 케이블TV 본연의 공공성과 지역성을 더욱 강화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서의 공적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국내 미디어 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익 향상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 KT·LG유플·SKT계열 빅3체제로 재편…결국 IPTV가 시장 주도

통신3사 로고.
통신3사 로고.

이제 SK브로드밴드는 시장 3위 자리에서 선두권을 놓고 통신 3사와 본격으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가 31.31%로 1위,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03%이다.

관건은 시장점유율보다는 합병 후 고객들이 원하는 질적 콘텐츠를 얼마나 선보일지다.

IPTV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케이블TV 본연의 공공성과 지역성을 더욱 강화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서의 공적책무를 다한다는 게 SK브로드밴드의 설명이다. 국내 미디어 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익 향상에도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미디어 플랫폼 고도화, 가입자 기반 확대 가속화, 비즈니스모델 확장을 통해 IPTV와 케이블TV 서비스 경쟁력을 동반 강화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콘텐츠의 질적·양적 경쟁력 강화, 지역채널 투자 확대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이 운영 중인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 활용 및 제휴상품 출시 등 SK ICT 패밀리 간 미디어 사업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 네트워크에 적용 중인 빅데이터 기반의 이상 트래픽 실시간 감지 및 자동차단 솔루션을 케이블TV 서비스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 통신 3사의 현대HCN 인수전 참여 가능성 높아... 경쟁 보다치열해질듯

문제는 1, 2위 사업자와의 가입자 수 격차를 어떻게 줄이냐의 문제다. 특히 1위 사업자인 KT 계열과는 300만 명 가까이 가입자 수 차이를 보인다. 지난달 집계치 기준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565만 3449명, IPTV ‘Btv’ 가입자는 529만 8060명, 유선전화 가입자는 367만 4487명이다

SK브로드밴드는 가입자 확대를 위해서, 케이블TV 사업자인 현대HCN 인수 가능성도 나온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이 재무적투자자(FI)로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유치하며 5년 내 IPO를 예고한 상황은 현대HCN 등 유료방송 인수 움직임에 무게를 싣는다. FI는 총 4000억 원을 투자해 합병법인의 지분 8%가량을 보유할 예정이다.

최근 현대HCN(4.07%)이 매물로 등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업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현대HCN을 어떤 곳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유료방송시장 2위로 치고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HCN은 케이블TV 업계에서 마지막 남은 알짜매물로 불린다. 케이블TV시장 5위 수준으로, 강남 등 서울지역 소비자 비중이 높아 가입자를 IPTV 고객으로 전환하기 쉽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700억 원을 기록, 케이블TV 사업자 중 현금창출능력도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인수한다면 1위와 격차가 크지 않은 2위로 1위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된다. 반면 SK브로드밴드가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은 28%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라 LG유플러스를 제치고 KT와 선두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K브로드밴드를 태광그룹의 티브로드와 합병시킨 SK텔레콤이 당장 현대HCN을 인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통신 3사가 모두 눈독 들이고 있어 셈법이 복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