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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발끈하는 ‘대북 전단’ 무슨 내용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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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발끈하는 ‘대북 전단’ 무슨 내용 들었을까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2일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답곡리 인근에서 북한의 SLBM 미사일 도발 중단을 촉구하는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2일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답곡리 인근에서 북한의 SLBM 미사일 도발 중단을 촉구하는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다. 뉴시스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개 단체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가운데 북한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대북 전단의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대북전단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삐라’는 1950년 6·25 전쟁 이후 유엔군과 북한이 살포했던 심리전 전단지로 현재까지 뿌려진 양쪽 진영의 전단지만 수십억 장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60년대부터 주로 정부 차원에서 뿌려졌던 ‘삐라’는 2000년대 들어 민간단체들이 직접 보내기 시작하면서 자극 수위가 높아졌다.

초기에는 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을 미끼로 월남·월북을 종용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다 연예인 사진을 동원한 체제 선전을 거쳐 최근 10~20년 사이에는 체제에 대한 비판이나 핵무기 문제 등 정치적 비난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북한 내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리설주 여사의 합성사진까지 살포되면서 2014년에는 북한이 대북전단을 살포한 연천군 중면사무소 방향으로 고사포를 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2004년 6월 남북이 선전 활동 중단에 합의한 후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내지 않고 있다.

북한도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이후 대남전단 살포를 중단했다.
그러나 탈북민단체 등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계속됐다.

최근 10년 사이 발견된 전단의 내용을 보면 전단이 살포된 시기 한반도 정세를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편집되는 경향이 있다.

2011년 경기도 양주시에서 발견된 북한자유연합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의 경우 차분한 논조로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과 세계인권선언 등 인권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2013년에는 보수단체로 추정되는 단체가 리 여사를 비방하는 선정적인 대북전단을 만들어 살포하면서 북한을 자극한 바 있어 이듬해 북한의 고사포 사격의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경기도 북부에서도 북한의 대남전단이 발견되는 등 양 측의 선전지 공작이 심해졌다.

이 시기에는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이 김 위원장 사진을 태우는 사진과 대북지원으로 건너간 쌀의 행방에 의문을 제기하는 대북전단을 살포하기도 했다.

또 대남전단에 대응해 군 차원에서도 대응 전단 살포를 고려했으나, 실제 실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진 직후인 2018년 5월에도 강원도 강릉의 길거리에서 ‘김정은 암살 현상금 1억 딸라’라는 문구가 적인 대북전단이 발견되는 등 최근까지 여러 단체에 의해 수십 종류의 대북전단이 대형 풍선에 실려 보내졌다.

근래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해에만 11차례 대북전단을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25일 전후로 또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번 풍선에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6·25전쟁의 실상’과 ‘김정은의 10대 죄악’이 적힌 전단을 만들어 보낼 계획이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이번 전단은 6·25 참상의 진실이라고 해서 ‘6·25는 미제와 이승만이 일으킨 전쟁이 아니고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이 일으킨 야만적인 살육 전쟁이었다. 전쟁의 침략자, 민족반역자가 바로 김일성’이라는 내용”이라며 “‘김정은을 고발합니다’, ‘김정은의 10대 죄악’도 보내고 한 가지만 보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보여주는 소책자도 넣고, 1달러 지폐와 USB도 들어간다”며 “전단 내용은 사전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대북전단을 띄워 보낸 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