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신생 기업 상생 구도 조성되나

먼저 롯데그룹은 2016년 2월 신동빈 회장의 지시로 창업보육기관인 ‘롯데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신 회장은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 원 중 50억 원을 사재 출연했을 정도로 이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6개월간 창업지원금 2000~5000만 원과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엘 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올해 6월 말 기준 100곳이 넘는다.
이 회사는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와 연계 사업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15일까지 롯데 액셀러레이터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협조를 받아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챌린지 2020'을 진행한다. 여기에서 선정된 5개 스타트업은 오는 8~10월 롯데마트와의 협업‧롯데 액셀러레이터의 멘토링 기회를 얻는다.
GS샵(GS홈쇼핑)은 벤처 기업(신생 중소기업) 투자를 미래 사업의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커머스 외에도 AI, 빅데이터, 마케팅, 온·오프라인 결합(O2O) 등 제휴를 맺는 분야는 다양하다.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 세계 600여 개 벤처 기업에 약 3600억 원을 투입했다. 이외에도 ‘CoE’라는 전문가 집단이 벤처 기업의 사업개발이나 마케팅을 돕는다.
신세계그룹도 스타트업과의 제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 I&C(아이앤씨)는 지난해 7월 스타트업 ‘인터마인즈’에 각각 5억 원과 10억 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동영상·이미지 기술로 무인매장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달 안으로는 신세계 인터내셔날(SI)과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가 공동출자 형태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한다. 자본금 규모는 총 200억 원가량으로 신세계 인터내셔날과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가 각각 100억 원, 60억 원, 40억 원을 내놓는다.
CJ그룹도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중소기업·스타트업·연구소를 발굴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룹 계열사와 공동 기술‧사업 모델 개발을 진행할 ‘오벤터스 2기’ 모집을 5월 말 완료했다. △AI·빅데이터 △푸드테크 △물류 △미디어·콘텐츠 등 총 4개 분야에서 최종 10개 기업이 선발됐다. 이들 기업은 7월 말까지 회사 측으로부터 지원금 1000만 원을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하는 것은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신규 사업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하는 생태계 조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