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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코로나 방역 모범국' 쿠바가 딜레마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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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코로나 방역 모범국' 쿠바가 딜레마에 빠진 이유

지난달 1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의 유명 관광지 ‘말레꼰 해변’ 모습. 강력한 봉쇄령이 내려져 오가는 사람이 없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의 유명 관광지 ‘말레꼰 해변’ 모습. 강력한 봉쇄령이 내려져 오가는 사람이 없다. 사진=로이터

지구촌에서 몇 남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답게 강도 높은 봉쇄조치를 시행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잘 극복한 모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쿠바는 지난달 초에도 코로나 2차 유행에 대비해 15일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수도 아바나를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게 한 말그대로 전면적인 봉쇄령에 들어간 적이 있다.

쿠바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쿠바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5718명, 사망자는 122명으로 남미 지역에서 월등한 방역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3일(이하 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코로나 방역을 너무 철저히 한 나머지 길거리에서 사람 구경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 관광으로 먹고 사는 쿠바로서는 심각한 딜레마에 봉착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강도 높은 봉쇄조치를 실행해온데다 특히 지난 4월 2일부터는 하늘과 배를 통한 모든 입출국을 차단한 결과다. 쿠바 정부의 승인이 없는 한 쿠바를 들어가거나 쿠바에서 나오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그 결과 관광산업 위주로 국가 경제가 돌아가는 쿠바에서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는데 있다.

관광지가 몰려 있는 아바나 구시가지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알레한드로씨는 CNN과 인터뷰에서 “아바나에서 관광객은 모두 사라졌다”면서 “관광객이 사라졌으니 수입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닥치기 전에 시간당 벌어들인 수입은 30달러 수준이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이렇게 오래 갈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지난 6개월 동안 지속된 봉쇄조치로 관광산업과 외식업계가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 언제쯤 끝날지가 쿠바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쿠바 정부는 지난달말부터 관광객 급감으로 타격이 심각한 수도 아바나의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봉쇄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식당은 좌석을 줄여서 다시 영업을 하게 하고 해변을 다시 여는 등의 조치가 포함됐으나 쿠바의 향후 행보도 코로나 2차 유행의 향배에 좌우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