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방송을 통해 “많은 집단의 사람들이 방콕 시내 불법 집회에 참석했으며 왕실 차량 행렬을 방해하고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태국에서는 지난 7월부터 쁘라윳 짠오차 총리 퇴진과 군주제 개혁 등을 촉구하는 반정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억눌렸던 민심이 집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왕궁 옆 사남 루엉 광장 및 전국에서 3000만명 가량이 참석한 집회가 열렸다. 이는 2014년 쿠데타 이후 반정부 집회로는 최대 규모다.
번 태국의 시위는 왕실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성이 크다. 1932년 이후 태국에는 군부 쿠데타가 13번이나 일어났는데, 그때마다 왕실이 쿠데타 세력에 협조하고 비호한 불만이 이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군부만 제거하면 민주화가 되는 게 아니라, 그 배경에 있는 왕실도 개혁 대상이라는 게 시위대들의 마음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상당히 의문이라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히려 점진적인 민심 달래기 정책으로 왕실을 시위대의 이슈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다수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