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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前 SK케미칼·애경산업 대표, 1심서 '무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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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前 SK케미칼·애경산업 대표, 1심서 '무죄' 판결

2016년 무혐의 처리 후 2차 수사 이뤄져
재판부, "살균제와 폐질환 인과관계 없어"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고 유통한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왼쪽) 전 애경산업 대표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가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고 유통한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왼쪽) 전 애경산업 대표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가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고 유통한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2일 관련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재판을 받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와 제조업체의 전직 임·직원들 11명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들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으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메이트'를 개발·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사망자 12명, 부상자 87명이 발생했지만 CMIT·MIT의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2016년 1차 가습기살균제 수사에서는 무혐의 처리됐다.

이후 2018년 11월 피해자들이 이들을 다시 고발하면서 2차 수사가 이뤄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8개월에 걸친 재수사를 마무리 하고 2019년 7월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등을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CMIT 성분 등과 폐질환, 천식 발생 또는 악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유죄 확정을 받은 옥시 등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 CMIT, MIT가 그 구조와 성분이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재판부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환경부의 실험 결과와 질병관리청의 역학조사 결과에서 CMIT, MIT 성분이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심정이 안타깝고 착잡하기 그지 없다. 재판부가 2년간 심리한 결과 유죄가 선고된 PHMG 성분 가습기 살균제와는 유해성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