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범수 ‘재산기부’로 카카오·네이버 ‘ESG 선명성’ 경쟁 불붙나?

공유
0

김범수 ‘재산기부’로 카카오·네이버 ‘ESG 선명성’ 경쟁 불붙나?

ESG경영 전개 나선 카카오·네이버…‘친환경·사회적 책임·동반성장’ 표면화
기업가치 극대화 향한 ESG 본격 가동…‘누가 더 착한기업?’ 경쟁도 뜨거울 듯

이미지 확대보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재산 기부’를 계기로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당장의 기업 실적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증폭시켜 기업 가치를 극대화 시킬 수 있어서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통칭하는 ESG는 사회적 현상에 직간접적 개입을 통한 기업의 인식 전환 즉, ‘착한 기업’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이다. 비재무적 현안인 환경보호와 사회적 약자 지원, 사회공헌, 노동환경 개선, 공정 경쟁 등이 향후 재무적 가치로 치환돼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카카오 김 의장의 대규모 재산 기부가 개인적 차원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카카오’의 경영 방향과 철학을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필두로 전 세계 투자은행과 국민연금 등이 ESG 투자를 확대하면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기업들도 지난해 ESG경영 기반을 닦고 올해 본격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 의장의 기부선언을 계기로, 올해 ‘ESG 선명성 경쟁’도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ESG 본궤도 향하는 네이버, 친환경·동반성장 방점


국내 대표적 ICT 기업인 네이버의 움직임이 굵직하다. 지난해 10월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가동한 네이버는 12월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밑으로 ESG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또 지난해 '2020 네이버 ESG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진행한 ‘2020년 기업지배구조평가’에서 네이버는 시총 10위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지배구조 부문에서 A+ 등급을 받기도 했다.

‘2040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 목표를 수립하고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본 네거티브는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감축하여 상쇄함으로써 순 배출량을 제로(0) 이하로 만드는 전략이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5G 등 기술혁신과 비대면 시대 도래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고 춘천의 데이터센터 ’각’뿐만 아니라 세종시에 제2 데이터센터까지 완공하게 되면 향후 10년간 네이버의 탄소배출량이 급증할 것으로 본다”면서 “친환경 비즈니스 확대와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을 가속화하는데 동참하기 위해 2040년까지 ‘카본 네거티브’ 목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

네이버의 사회적 역할 강화 일환으로 중소상공인(SME) 적극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SME간 동반성장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가치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실제 SME 자금 지원과 판로 마련, 마케팅 지원 등 SME 성장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한 대표는 “앞으로 매년 업데이트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최고재무책임자 산하에 전담조직을 구성했고 친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의 주요 개선 과제를 이행하며 ESG 경영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카카오 ESG경영, 김범수 의장 ‘재산기부’로 가속도 붙을 듯


카카오의 창업주인 김 의장이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재산 기부’로 카카오의 ESG 경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ESG 위원회를 신설한 카카오는 김 의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ESG경영을 직접 챙기고 있다. ESG위원회는 정기적인 회의를 열어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성과와 문제점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카카오는 기업지배구조헌장도 제정, 공표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이해관계자 ▲시장에 의한 경영 감시 등 5개 영역에 대한 운영 방향과 전문성·독립성을 갖춘 이사회의 감독 아래 경영진이 책임 경영을 수행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았다.

카카오는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기 위해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준비 중이며, ESG 경영 현황과 성과는 향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가 최근 밝힌 ESG 경영은 ▲카카오 방식으로 사회 문제 해결 ▲IT 생태계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 ▲디지털 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기업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 조성 등이다. ESG 경영 구체화를 위해 내부적으로 12대 실천 분야에서 80개 과제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ESG 경영확대와 더불어 김 의장의 재산 기부에 대해 “김 의장이 재산 50%를 지속적으로 환원하겠다고 했다"며 "우리 사회 선진적인 경영과 기부문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