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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넥슨 잔혹사'…제2의 '서든어택2'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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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넥슨 잔혹사'…제2의 '서든어택2' 나올까?

'메이플스토리'로 촉발된 확률형 아이템 논란…확률 공개로 대응
"지나친 과금 유도가 문제 근본"…잃어버린 유저 신뢰 회복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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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넥슨이 잇단 확률 논란에 휘청거리고 있다. 넥슨은 확률 정보를 전면 공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히 남아있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제2의 '서든어택2'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지난 5일 유료 캡슐형 아이템뿐 아니라 유료 강화·합성류 아이템 확률까지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더는 이용자의 목소리에 둔감하지 않겠다"며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 준비와 정돈 작업을 거쳐 게임 별로 '이용자를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대원칙이 녹아들어 가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패치 내용을 공지하면서 "아이템에 부여되는 추가옵션을 동일한 확률로 얻을 수 있도록 오류를 수정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동안 유저들은 "넥슨이 추가 옵션별 확률을 조작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해 넥슨은 "동등한 확률을 적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패치 내용을 통해 사실상 넥슨이 확률 조작을 시인했다고 유저들은 판단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은 대국민 사기범죄"라며 "'메이플스토리' 외 다른 게임에도 확률조작 의혹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고 밝혔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정보를 공개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처럼 국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넥슨이 백기투항한 셈이다.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정보를 공개하기로 했지만, 유저들의 분노는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들어 여러 차례 게임 운영진과 유저 간의 소통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만큼 넥슨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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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올해 초 넥슨은 '피파온라인4' 점검과 관련한 운영 미숙으로 유저들에게 사과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피파온라인4'는 임시점검 종료 시간을 공지했으나 해당 시간을 지키지 못했고 점검 이후에도 잇따른 접속 장애로 유저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 '피파온라인4' BJ인 두치와뿌꾸, 빅윈 등은 무과금 운동을 전개했고 한 유저는 경기도 성남 넥슨 본사에 찾아가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해당 유저는 서버관리와 과금유도 개선 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었다.

넥슨은 "새로운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다. 최대한 신속하게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게임 중 갑자기 경기가 종료되는 상황 ▲일관적이지 않은 선수 체감 ▲네트워크 오류 빈도 ▲다양한 오류 등에 대해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1월말부터 '마비노기'와 '클로저스'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판교 일대에 '트럭'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비노기'는 당초 블라인드 게시판에 언급된 넥슨 직원의 유저 비하 논란으로 시작됐으나 해당 내용이 조작으로 밝혀지면서 트럭 시위가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언급이 불거지면서 결국 트럭 시위를 강행했다.

'클로저스'는 그래픽 리마스터를 진행하던 중 유저들과 불통이 논란이 돼 2월말 넥슨 본사 앞에 트럭이 등장했다. 당시 '클로저스'는 2019년 그래픽 리마스터 계획을 발표했고 유저들 역시 리마스터를 기다렸으나 1년 넘게 소식이 없다가 돌연 그래픽 리마스터 중단을 발표했다.

문제는 당시 넥슨이 '유저들의 부정적 평가'로 리마스터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통상 게임 업데이트나 리마스터에 대해 유저의 부정적 의견이 있다면 베타서비스나 소통을 통해 관련 사항을 개선해 내놓기 마련이다. 그러나 1년 넘게 소식이 없다가 돌연 리마스터를 중단하면서 논란이 됐다.

'클로저스' 유저들은 "유저들과 불통하면서 책임을 유저들에게 돌렸다"며 "갈수록 나빠지는 콘텐츠 완성도와 지나친 과금 유도, 질 낮은 모델링 등 게임이 유저들을 홀대하는 게 느껴질 정도"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 밖에 넥슨의 흥행작 '카트라이더'의 모바일 버전인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에 대해서도 일부 유저들은 한국 유저 홀대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는 중국에서 먼저 출시돼 한국보다 중국이 6개 시즌 분량만큼 앞서 있다.

이에 대해 한 유저는 "아무래도 중국에서 새로운 시즌이 먼저 나오는 만큼 한국 유저로서는 홀대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업데이트가 진행될수록 과금 유도가 심해지고 콘텐츠 보상이 중국과 차이를 보인다는 점도 홀대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도 결국 지나친 과금 유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피파온라인4'를 이용하는 한 유저는 "좋은 선수를 얻기 위해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현질'하는 유저가 많다. 현질을 통해 좋은 선수를 확보하지 않으면 공식경기에서 승수를 챙기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 자율규제도 명분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은 게임제작사업자 또는 게임배급업자가 게임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해당 게임에 등급, 게임 내용정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 등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