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증권사, IRP 경쟁 격화...수수료 면제 대세

공유
2

증권사, IRP 경쟁 격화...수수료 면제 대세

삼성증권발 IRP수수료 무료바람…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동참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도 합류

증권사가 IRP수수료 면제에 나서며 신규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KB증권, 신한금융투자 이미지 확대보기
증권사가 IRP수수료 면제에 나서며 신규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KB증권, 신한금융투자
증권사 IRP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의 깜짝 이벤트에 그칠 줄 알았던 IRP관리수수료 면제 바람이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수수료 면제를 발판으로 은행이 장악한 IRP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 모두 무료…기존 고객으로 적용대상 확대


IRP 계좌는 은퇴소득 마련을 위한 퇴직연금 계좌다. 근로기간 중에는 연간 최대 700만 원 납입한도까지 개인부담금을 납입해 예금, 환매조건부채권(RP), 펀드, 상장주식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면서 최대 16.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IRP 수수료 면제바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IRP수수료 면제의 포문을 처음 연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18일 국내 최초로 IRP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다이렉트IRP'를 선보였다. IRP계좌에 대해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 모두 면제다.

삼성증권이 주도한 IRP수수료 면제바람은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부터 비대면 다이렉트 IRP 계좌의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다이렉트IRP 고객은 연말정산 세액공제 등을 위해 본인 스스로 납입하는 가입자부담금은 물론 퇴직금 등 회사가 지급하는 부담금에 대해서도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전부 면제받는다. 신규고객 뿐 아니라 기존 다이렉트 IRP 가입고객도 시행일 이후 발생하는 수수료는 면제 혜택이 똑같이 적용된다.

KB증권은 지난달 21일부터 대면•비대면 구분 없이 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IRP 고객은 연말정산 세액공제 등을 위해 본인 스스로 납입한 개인부담금과, 회사가 지급하는 퇴직금에 대해서도 전액수수료 면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고객을 포함해 모든 비대면 고객에게 수수료 시행일 이후 발생하는 수수료에 대해 전액 면제 혜택을 준다. 영업점에서 대면으로 IRP를 개설하면 고객 수익률 강화를 위해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리츠 등에 50% 이상 투자한 고객에게 수수료 면제혜택을 적용한다.

신한금융투자도 IRP수수료 면제경쟁에 합류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신한알파'를 통해 가입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 대해 부과하는 수수료를 지난달 25일부터 전액 면제하고있다.

'신한알파'를 통해 비대면으로 개인형 IRP를 가입(운용•자산관리 계약을 모두 체결)하는 고객은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가 모두 면제된다. 신규 가입자뿐만 아니라 기존의 모바일 가입자에 대해서도 적용할 계획이다.

◇유안타증권 조건없이 IRP수수료 전액면제…금융상품판매 수수료 기대

중소형 증권사도 합류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17일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수수료를 조건없이 전액 면제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7일 온라인 증권거래서비스 ‘크레온’에서 비대면으로 IRP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비대면 IRP 개설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 서비스로 IRP계좌를 신규 개설한 고객에게는 관리수수료가 평생 무료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 21일부터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운용과 자산관리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대면/비대면 계좌 구분 없이 모든 고객에게 IRP 수수료를 면제하며 적용대상도 넓혔다.

증권사 IRP수수료를 면제하는 배경에 IRP시장을 장악한 은행고객을 끌어올려는 의도가 깔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금융사별 개인형 IRP 적립금 비중은 은행이 68.5%로 가장 높다. 증권사는 23.6%로 은행에 비하면 그 비중이 3배 넘게 낮다.

반면 수익률은 정반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시중 5대은행의 IRP 수익률은 하나 6.07%, 신한 5.96%, 국민 5.77%, 우리 4.56%, 농협 3.86%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신영증권 27.39% , 유안타증권 13.41%, 한국투자증권 12.49%, 미래에셋증권 11.37% 등으로 수익률이 최대 3배 넘게 차이가 난다.

IRP수수료 면제로 이 수익률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개인형 IRP계좌수수료로 연 0.1~0.5% 수준의 운용•관리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매달 100만 원씩 연평균 수익률 3% 상품에 20년간 투자했다면 투자원금은 2억4000만 원이나, 복리효과로 20년 후 자산은 3억2900만 원으로 증가한다. 수수료로 연평균 0.4%를 지불했다면 자산은 3억 1400만원으로 자산은 약 1500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금융투자업계는 IRP수수료를 면제하더라도 IRP에 편입하는 금융상품판매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RP계좌를 개설하더라도 개인이 직접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며, IRP수수료 공백을 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