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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 대우건설 인수 확실시…시장 판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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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 대우건설 인수 확실시…시장 판도 바뀌나

본입찰 2조3000억원 베팅, 우선협상 대상자 유력
인수땐 재계 20위권 도약…업계·수요자 등에 영향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 사이로 중흘건설 S-클래스(뒤)가 보이고 있다. 사진=최환금 전문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 사이로 중흘건설 S-클래스(뒤)가 보이고 있다.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결과가 나올 것인가.

대우건설 M&A를 위한 지난달 25일의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이 2조3000억 원의 파격적인 베팅에 나서면서 DS네트웍스 컨소시엄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사실상 인수자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DS네트웍스가 주당 8500원 인 1조8000억 원으로 입찰에 나선 반면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주당 1만1000원, 2조3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흥건설의 의지가 그만큼 매우 강한 것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은 “재계 20위권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의사를 나타낸 적이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정 회장이 인수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대우건설 인수를 준비해왔을 가능성에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실제 대우건설를 인수할 경우 중흥건설은 재계 순위도 47위에서 20위권으로 진입하게 된다. 위상도 건설업계 상위 10대 대형 건설사로 급부상한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을 보유한 중흥그룹에 대우건설이 더하게 되면 자산 총액이 9조2000억원 수준에서 무려 19조원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시 지축지구에 위치한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 모습. 사진=최환금 전문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고양시 지축지구에 위치한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 모습.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하지만 긍정인 측면이 있다해도 이에 반해 안도할 수 없는 면도 있다.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유력시되면서 과거 대우건설 인수에 자금 등의 어려움에 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처럼 중흥건설도 자신보다 규모가 큰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어려움에 처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당시 부족한 인수자금 3조5000억원을 지원 받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주가가 급락하면서 차액 보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2011년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했다.

여기에 대우건설 노동조합의 반발도 우려가 큰 부분이다. 노조는 대우건설보다 자산 규모가 최소한 2~3배 이상은 되는 기업이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으로, 인수 기업의 자금 사정으로 인해 다시 금호아시아니그룹의 전철이 일어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흥그룹의 입장은 자신있는 반응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중흥그룹은 재무적투자자 유치나 컨소시엄 구성없이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한 것은 자기 자본으로 대우건설 인수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며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해 이전보다 규모가 큰 건설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와 중흥건설 S-클래스 아파트가 나란히 위치해 있는 고양시 지축택지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곳에는 대형 건설업체 브랜드 아파트와 중소업체 브랜드 아파트가 공존해 있는 지역"이라며 "만약에 중흥건설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된다면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 지역 판도도 바뀌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푸르지오 아파트가 지축지구 대장주 역할을 하면서 가격도 중소업체 브랜드 아파트보다 1억 원에서 많게는 3억 원까지 차이가 난다"면서 "중흥건설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반대로 S-클래스 아파트가 푸르지오나 인근 중소업체 브랜드를 뛰어넘는 가격대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는 단순한 기업의 M&A가 아닌 업계나 수요자 등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