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CNN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아프가니스탄 제 2도시 칸다하르가 탈레반에 함락당한 지 이틀만에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무릎을 꿇었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탈레반이 주요 대도시를 모두 점령하고 권력 인수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는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고 탈레반의 수도 카불 진입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국외로 도피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이날 전했다.
16일자 트위터에는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드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몰리자 미 C-17 수송기를 지키기 위해 미 해병대원들이 뛰어가는 영상도 올라왔다.
또 첨단 장비를 갖고 이란으로 도주하는 아프가니스탄 군들의 영상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또 탈레반 병사들이 노획한 수퍼 투카노 전투기 등의 앞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이나 노획한 장갑차를 둘러보는 영상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앞서 15일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아프간 대통령궁을 점령한 탈레반은 "전쟁은 끝났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아프간이 탈레반의 수중에 넘어간 것은 미국이 지난 5월 아프간 주둔 미군의 단계 철수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이다.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대사관에 걸린 성조기를 내렸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총 6000명의 병력과 C-47 헬기를 동원해 공관 직원과 아프간인의 탈출을 돕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대 아프간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미국 대사관의 지붕에서 사람들이 (헬리콥터로) 구조되는 모습을 보게 될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예상과 달리 아프간 정부가 훨씬 빨리 무너졌다.
국제사회의 미국에 대한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 하원 토비아스 엘우드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로켓 추진 수류탄과 지뢰, AK소총으로 무장한 반군에게 우리(영국과 미국)가 패배하고 있는데 어떻게 미국이 돌아왔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비꼬았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