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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마존의 미국 정부조달 시장 진출 가시권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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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마존의 미국 정부조달 시장 진출 가시권 돌입

제이 정(Jay Jeong), 미국 정부조달 전문가


작년 6월 한국의 조달청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총무처(GSA: General Service Administration)는 아마존(Amazon), 오버스탁(Overstock), 피셔 사이언티픽(FisherScientific)을 온라인 조달 플랫폼 사업자로 선정하고 1년 동안 시범운영을 개시했다. 따라서, 정부기관은 일반 상용품 중 1만 달러 이하 조달의 경우 앞서 언급한 3개 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터(Online Marketplace)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Commercial off-the-shelf(COTS)'라고도 불리는 일반 상용품은 컴퓨터, 프로그램, 사무용품, 가구 등 시중에서도 일반적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을 의미한다.

GSA는 지난 1년 동안 'GSA Online Maketplace Initiative'를 시범운영했고 13개 연방정부기관이 참여한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약 600만 달러, 2만 4000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9월에 나온 미국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정부 조달관의 76%가 민간 플랫폼을 통한 조달에 편리성을 인정하고 88%가 가격 경쟁력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GSA는 일부 미비점을 보완하고 1~2년 동안 추가 시범운영 후 정식사업을 론칭할 예정이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가한 플랫폼 기업들은 미국 조달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고무돼 있다. 특히 온라인 유통업계의 최강자 아마존은 연방조달시장 진출을 위해 오랜기간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작년 아마존이 제2 본사를 워싱턴 D.C 인근 알링턴으로 결정할 것도 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GSA는 향후 GSA 온라인 장터를 통한 조달 구매액이 연간 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파일럿 프로그램 시행을 앞두고 조달관이 연방정부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최소액(일명: Micro-purchase threshold)을 기존 3000달러에서 1만 달러로 인상했고 현재 2만5000달러까지 인상하는 계획이 의회에 제출돼 있다. 민간 온라인 플랫폼 사용의 편의성과 경제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시장 규모는 GSA가 추산하는 구매 예상액의 수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라도 GSA 온라인 장터가 정식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아마존 등을 통해 미국 조달시장에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하여 조속히 준비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1. 각 온라인 플랫폼의 성격을 파악하고 기업별 제품에 가장 잘 맞는 플랫폼을 선택해야 한다. 크게 이변이 없는한 앞서 언급한 3개 기업이 모두 최종 사업자로 결정될 것이며, 플랫폼들은 각각 상이한 성격과 정책을 가지고 있다. 개별 플랫폼의 벤더 선정 등 제도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GSA에 제출한 Performance Work Statements(PWS)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기업별 PWS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publicprocurementinternational.com/gsa-commercial-platforms-pws)

2. GSA 온라인 장터에서는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판매할 수 있다. 현재까지 GSA와 사업자 간 교신 내용에 따르면, 정식 프로그램에서는 제품 판매와 연관된 '서비스'까지 조달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3. 온라인 장터로 구매할 수 있는 최소금액이 현재 1만 달러에서 2만5000달러로 인상되는 계획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벤더들은 판매가격 전략 수립에서 이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4. GSA 온라인 장터에서는 연방정부의 규제가 상당히 완화될 수 있어 해외 벤더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달시장에서 미국산을 우대하는 바이아메리칸이나 국내 중소기업 계약 할당제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여 해외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다만, 장애인 고용기업에 대한 조달 특혜제도(AbilityOne Program)는 기존과 같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 외에도 이번 GSA 온라인 장터 프로그램에는 해외기업들의 참여에 유리한 여러 가지 장점들이 있는 바,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이 기대된다. 기존 아마존 셀러 어카운트를 가진 기업들은 아마존 비즈니스 플랫폼을 이용해 비교적 손쉽게 조달시장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지 배송, 보관, 반송 등 어려움을 '아마존 풀필먼트 서비스'(Amazon Fulfillment Service)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다.

이번 아마존 등 민간 플랫폼 기업의 조달시장 진출에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일부 민간 플랫폼 기업에 의한 시장 독점이 낳을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완화된 진입장벽, 상대적으로 낮은 판매비용, 자유로운 가격 결정권 등이 미국 조달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해외기업들에는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