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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씽씽' 달리니…"배터리 소재 고공행진 당분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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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씽씽' 달리니…"배터리 소재 고공행진 당분간 지속"

리튬 가격 사상 최고 수준 내년까지 강세 이어질 듯
삼성SDI 등 배터리 3사 니켈 등 안정적 확보 총력

칠레의 리튬 생산현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칠레의 리튬 생산현장. 사진=로이터
니켈과 리튬, 구리,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부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은 전기차 시장 급성장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전기차는 지난해 12월 유럽 주요 18개국에서 역대 월간 최대인 17만6000대 팔려 16만대 가량 판매된 디젤차를 처음으로 추월할 정도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의 성장 속에 배터리 시장이 함께 커가면서 배터리 소재인 니켈, 리튬, 코발트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구리 역시 내연차에 비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양이 훨씬 많다.
원자재 가격 급등세 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리튬이다. 리튬은 배터리 구성 요소인 전해질과 양극재 제조 등에 사용된다. 게다가 휴대폰·컴퓨터·반도체를 비롯한 전자기기와 태양열·풍력에너지 저장 등에도 사용된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는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이 2030년까지 전체 리튬 수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전자기기와 친환경 에너지 등에도 사용되고 있어 수요가 쉽게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미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른 리튬 가격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에너지데이터제공업체 리스타드에너지는 주요 생산국인 중국과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생산 지연과 공급망 차질로 인한 물류 문제로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리튬 가격 강세가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킬로그램(kg)당 3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리튬 가격이 올해 하반기에는 50달러, 내년 1월에는 약 52.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리튬 공급이 올해 내에 수요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 공급은 2021년 49만7000톤에서 2022년에는 63만6000톤으로 증가하겠지만 수요는 이보다 더 많은 50만4000톤에서 64만1000톤으로 늘어 공급을 웃돌 전망이다.

역시 양극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니켈과 코발트 가격 역시 상승세를 탔다.

니켈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비철금속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하면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의 광물 수출 금지 움직임 등 공급 불안이 계속되는 탓에 보크사이트, 구리 등 원자재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중국이 부동산 부문 둔화 우려에서 점차 벗어나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니켈 수요에 미리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니켈 2월 계약분은 사상 최고치인 톤당 16만 2340위안을 기록했다. 대부분 중국에 몰려 있는 스테인리스강 공장은 전 세계 니켈 소비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완제품·반제품 수출국 전환을 꿈꾸는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9년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했으며 지난 12일에는 니켈 선철과 페로니켈 수출에 대한 누진세 부과를 연내에 시행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또한 올해와 내년엔 각각 보크사이트와 구리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이미 예고한 상태다.

코발트는 지난 1년간 톤당 3만3000달러(3916만원)에서 7만170달러(8237만원)로 2배 넘게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는 장기계약, 지분투자 등의 방식으로 원자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중국의 '그레이트파워 니켈 앤 코발트 머티리얼즈' 지분을 인수했고 2023년부터 6년 간 니켈 6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또 호주의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와 2024년부터 6년 간 니켈 7만1000톤, 코발트 7000톤을 공급받는 내용의 장기계약을 맺었다. 호주 'QPM'과도 지분 인수 및 장기구매계약을 통해 2023년부터 10년 간 매년 니켈 7000톤과 코발트 700톤을 공급받는다.

SK온은 지난 2019년 스위스의 '글렌코어'와 2020년부터 5년 간 코발트 약 3만톤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을 활용해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는 중국 리튬생산기업인 간펑리튬의 지분 1.8%를 확보해 리튬 확보에 나섰다. 또 QPM의 테크프로젝트를 통해 3~5년 간 니켈을 매년 6000톤씩 공급받기로 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 등 가격과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며 "원재료 가격이 오르더라도 수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