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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품 플랫폼 빛 좋은 개살구 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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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품 플랫폼 빛 좋은 개살구 되지 말아야

유통경제부 안희진 기자
유통경제부 안희진 기자
개살구는 겉보기에는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띠고 있지만 막상 먹으면 떫어서 먹을 수 없다. 맛없기만 한데 겉만 반지르르해서 살구인 척하는 가짜다.

최근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에서 판매한 명품 티셔츠가 한정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가품 판정을 받아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패션 플랫폼은 해당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한국명품감정원에 정품 판별을 의뢰했다. 보암직한 모습에 명품인줄 알고 산 제품이 개살구일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국내 명품 플랫폼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백화점 앞에서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매장 문이 열리면 ‘좀비런’ 할 필요없이 모바일로 명품을 살 수 있는 점이 매력이 됐다.

아울러 유럽 부티크를 통해 명품을 들여오는 유통구조로 인해 오프라인 채널보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인기가 증가하는 가운데 가품 논란도 제기돼 왔다. 명품 온라인 플랫폼은 상품을 직접 바잉, 검수하고 무상 정품 감정 서비스 제공하는 등 정품 검증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병행수입, 구매대행 등 여러 채널을 거치는 복잡한 유통구조의 특성상 어떤 과정에서 가품이 흘러들어올지 모른다. 제품들이 100% 정품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가품 발생시 두 배 보상하는 정책도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사후 보상 체계로 소비자들이 가품의 혼란을 떠안는 것을 방지할 수는 없다. 또 뷰티 제품처럼 정가품 판정이 힘든 품목이 있다.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 3사는 외형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누적 거래액 3150억~35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100명 이상의 대규모 인재 영입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 가운데 업계는 보다 섬세한 대안으로 유통과정의 내실을 다져가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소비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온 플랫폼이 신뢰를 잃어 속 없는 개살구로 비춰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