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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압도적 우세' 러시아군, 우크라 침공 왜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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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압도적 우세' 러시아군, 우크라 침공 왜 실패했나

인공위성이 찍은 러시아 헬리콥터가 파괴된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위성이 찍은 러시아 헬리콥터가 파괴된 전경. 사진=로이터
러시아는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천억 달러(수백 조 원)를 들여 서방과 맞설 수 있는 더 작고, 더 잘 무장된 더 전문적인 군대로 군대를 '현대화'했다. 서방 국가들은 이런 러시아의 군사력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며칠만에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전쟁결과는 달랐다. 서방 국가들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소 7000명의 군인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서방국가들이 짐작하는 우크라이나 군의 사상자 숫자와 거의 비슷한 수였다. 또 러시아군을 지휘하는 최소 4명의 장군이 전쟁에서 사살되었다. 멀리서 통신으로 군대를 지휘하는 현대의 군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군 고위직의 연달은 죽음이었다.

러시아의 실패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잘못된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서 동기가 약한 징집병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정부패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 당국과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군대를 과대평가했다고 밝혔다. 일부 러시아군 관련자들은 이러한 일이 일어난 이유가 부정부패와 조작된 보고 때문이라고 보인다고 답했다.

알링턴에 본부 를 둔 비영리 연구 기관 CNA의 마이클 코프만은 "지금까지 서방 국가들이 본 러시아의 훈련 영상은 실제 훈련 상황이 아니라 영화에 가까웠다"며 서방 국가가 예상한 러시아의 전력과 실제 러시아의 전력이 너무 다르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투상황 분석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지역 당국에 발송한 연설에 러시아에서 '특수 군사 작전'으로 불리는 전쟁 노력을 칭찬했다.

훈련 및 보급 부족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인 미 육군 중령 벤 호지스(Ben Hodges)는 호송대에서 러시아 군대의 이동이 "훈련되지 않은 군인임을 명백하게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어린 병사들을 보며 끔찍한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나토 관계자는 러시아군의 징집병이 사기가 매우 낮으며 보급이 부족해 민간용 트럭과 승용차를 최전선으로 이동해 군대에 보급하려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외교정책 싱크탱크의 앤드류 모나한(Andrew Monaghan)을 포함한 군사 분석가들은 러시아 군사 작전의 가장 큰 문제 하나는 러시아의 군대 내 및 부대 간의 조정 실패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병력을 재보급하고 공세를 조정하는 데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모나한은 승패에 상관없이 러시아군이 명령과 통제에 상당한 어려움을 보이며 복잡한 작전을 전혀 실행하지 못하고 물류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전쟁 초기 주요 철도와 주변에 있는 도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람과 물자 이동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졌다고 진단했다.

철도를 사용하지 못하자 러시아군은 육로로 이동해야 했고 큰 탱크와 훈련이 안된 병사는 우크라이나군의 쉬운 목표물이 되었다.

잘못된 기대


러시아의 초기 침공 계획은 빠르게 키예프를 점령하고 젤렌스키의 친서방 정부를 모스크바에 우호적인 정부로 신속하게 교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서방국가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시민이 러시아를 열렬히 환영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이런 잘못된 예측이 러시아 정보부가 우크라이나의 적대적인 반응을 예상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을 꺼렸거나 러시아 정보부가 실패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실패한 '현대화'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2008년부터 진행된 러시아의 군사 현대화 노력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 러시아는 대규모의 징집병에서 소규모의 전투 준비가 된 계약 군인으로의 전환을 이루었다. 군대의 변화는 육상, 해상, 항공 및 핵무기 장비의 현대화와 함께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전투 탱크와 전투기와 같은 새로운 무기의 영향을 과대평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의 전략 연구 교수인 필립스 오브라이언은 "무기를 소유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냉전이 끝난 후 러시아는 전쟁에서 이런 복잡한 시스템으로 전쟁을 운영한 경험이 없었다"고 답했다.

또 일부 전문가는 경제 규모가 이탈리아와 비슷한 러시아에서 이 모든 현대화 작업을 한번에 하려는 것은 무리였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푸틴의 군사 현대화 노력은 사실 거짓보고와 부패로 많이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런던 싱크탱크이자 현재 엑서터 대학의 전략 및 보안 연구소 부소장인 미카엘 클라크는 "무기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지휘관들은 거기에 없는 능력을 가진 척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대규모의 현대적인 군대를 창설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현대적인 부분은 크지 않고 큰 부분은 현대적이지 않았다"며 러시아군의 현대화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