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에 11곳 증설? 삼성 "확정된 것 없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보도에 난감한 입장이다.
20일(현지시간) 외신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짓는다고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년에 걸쳐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과 관련해 세제 혜택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엔 총 투자금액은 1921억달러(약251조8600억원)로 최소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신설되는 공장 중 일부는 가장 빠르면 2034년에 가동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며,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추가 제조 공장을 건설한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계획 일부일 뿐, 확정된 계획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미국은 법에 따라 신청서를 공개한 것이라지만 현지 주지사와 판사가 삼성전자에 감사 인사를 표하는 등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다소 상이한 견해 차이가 미국이 삼성전자의 투자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보이게끔 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지역 일자리 창출을 하는 기업에 10년간 재산세 감면 혜택(챕터313)을 제공하는데 이 프로그램이 올해 말 만료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인센티브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투자 계획을 최대치로 가정하여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확정적인 어조로 보도되고 있어 미국이 삼성전자의 투자를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에 또 다른 압박을 받고 있다. 일명 '칩4 동맹'.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올해 3월 한국, 일본, 대만에 반도체 동맹을 제시했다. 한국 정부는 8월 말까지 이 제안에 대해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칩4 동맹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기술도 필요하지만, 중국 수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칩4 동맹에 참여하는 것은 '상업적 자살'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액은 1280억 달러로 그중 중국 비중이 39%, 홍콩까지는 60%이기 때문이다.
수출뿐만 아니라 중국 내 반도체 핵심 생산시설이 있는 삼성전자는 불편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40%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알려졌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