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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물가 시대 '공짜'가 사라진다...서비스 수수료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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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물가 시대 '공짜'가 사라진다...서비스 수수료 '봇물'

항공기·호텔·극장·음식점 등 추가 서비스 요금 부과 확산

미국에서 고물가 시대를 맞아 서비스 수수료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머천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고물가 시대를 맞아 서비스 수수료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머천트
미국에서 고물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공짜’가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에 수수료가 붙어 ‘서비스 수수료’(convenience fee)가 소비자에게 부과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인들이 오랫동안 돈을 내지 않았던 서비스에 요금에 붙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흔히 항공기 좌석은 퍼스트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 이코노미 클래스로 구분돼 있다. 그렇지만, 이제 이코노미 클래스로 표를 살 경우에도 좌석에 따라 요금이 다를 수 있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선호 좌석’을 정해 놓고, ‘레그 룸’(leg room, 다리를 뻗을 수 있는 맨 앞좌석), ‘복도 좌석’ 또는 항공기 맨 뒷좌석 등을 여행객이 선택하면 100달러 등의 추가 요금을 물린다고 WSJ이 전했다.
호텔은 숙박료에 갖가지 부가 서비스 요금을 덧붙이고 있다. 호텔 수영장 사용료, 자가 주차비 (self-parking fee) 등을 내게 하고,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체크인하려면 추가 요금을 내도록 한다. 호텔 수영장에 붙어 있는 라운지를 사용하려면 별도로 돈을 내게 하는 호텔도 있다.

음식점은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음식값만 인상하는 게 아니다. 비자, 마스터 카드를 비롯한 신용 카드를 사용해 음식값을 결제할 때 과거보다 많은 수수료를 내게 한다. 이 수수료에 ‘주방 감사비’, 또는 ‘연료 추가 사용료’ 등의 이름을 붙여 실질적으로 음식값을 올린다.

극장 관람료에도 추가 요금이 붙는다. 미국의 대형 극장 체인점 AMC는 블록버스터 영화 ‘배트맨’을 상영하면서 개봉 직후에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에게는 1~1.5 달러의 추가 요금을 받았다.

이 밖에도 음식 배달료, 마트 비닐 또는 종이봉투 사용료, 은행 통장입출금 명세서 발급료 부과 등은 일상화돼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BMW 자동차 소유자들이 매달 좌석 온열 기능 사용료를 내기도 한다고 WSJ이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지났다는 경제 지표가 속속 나오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주로 참고하는 물가 지표인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1% 하락했다고 미 상무부가 26일 밝혔다. PCE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 2020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PCE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올랐으나, 6월(6.8%) 당시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